홍콩 정부가 18세 이상 시민들에게 5000홍콩달러(약 83만원)의 소비 쿠폰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는 작년 홍콩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경기 부양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2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천마오보(陳茂波) 재정사(司) 사장은 이날 2023~2024 회계연도 시 예산 개요 연설에서 작년 홍콩의 경제 성장률이 -3.5%로 역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성장률은 3.5~5.5%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홍콩의 2022~2023년 종합 적자가 1398억(약 23조2375억원) 홍콩달러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정부 수입의 수정 예산은 6038억 홍콩달러, 지출 수정 예산은 8096억 홍콩달러이며, 재정 비축은 8200억 홍콩달러까지 감소했다.
천 사장은 정부 수입이 원래 예산보다 15.7% 적다며 이는 토지세와 인지세가 예상보다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중 토지세 수입은 711억 홍콩달러로 이전보다 489억 홍콩달러 줄어들었다. 인지세 역시 부동산 및 주식시장 부진으로 거래가 줄어들어 460억 홍콩달러 감소했다. 반면 정부 지출은 대규모 경기 대응 조치와 코로나19 전염병 예방 지출로 인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홍콩 정부는 18세 이상 성인 시민에게 5000홍콩달러의 전자 소비 쿠폰을 지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1차분인 3000홍콩달러는 4월에 배포하며, 2차분은 올해 중반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콩인뿐만 아니라 홍콩에 거주하거나 유학하며 자격이 되는 외국인들에게도 2500홍콩달러의 소비 쿠폰이 지급될 예정이다.
한편 새 예산안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2023~2024 회계연도부터 5년 동안 마사회에 연간 24억 홍콩달러의 축구도박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단 기존의 도박세율은 변경하지 않기로 했다. 홍콩 정부는 지역 자선사업에 대한 기부를 줄이지 않을 것이라는 마사회의 약속을 받아들였다.
또 담배 1개비당 담뱃세를 60홍콩센트 인상해 흡연율을 현재 9.5%에서 7.8%까지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담뱃세 인상으로 정부 수입은 약 10억 홍콩달러 늘어날 전망으로, 세금 인상률은 31.48%에 달한다. 이에 따라 담배 한 갑당 소매가는 약 73홍콩달러로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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