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를 앞두고 원·달러 환율이 재차 1300원대로 올라섰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해 12월 이후 두 달여 만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에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맞물리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1295.9원)보다 9원 올라선 1304.9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3거래일 만에 1300원대로 올라선 것은 물론, 연고점을 경신했다. 종가 기준으로 환율이 1300원을 웃돈 것은 지난해 12월19일(1302.9원) 이후 2개월 만이다. 장중으로는 전거래일보다 10.3원 올라선 1306.2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환율이 빠르게 올라서자 외환당국은 이날 외환시장 마감 이후인 오후 4시30분에 긴급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소집했다.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과 한국은행 국제기획부장, 외환시장팀장 등은 시장 관계자들과 만나 외환시장 상황 등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환율이 급등한 데에는 미국발(발)긴축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물가상승압력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견조한 경제지표들이 차례로 발표되면서 연준의 긴축 기조가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앞서 미국 경제지표 가운데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비농업 고용지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인 데 이어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예상치를 웃돌았다. 21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이 발표한 2월 비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최근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50.5를 기록했다. 시장에서 예상한 수준을 넘어선 것은 물론, 기준선(50)도 웃돈 결과다. 이는 경기가 확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서비스업과 제조업을 합산한 합성 PMI 역시 50.2를 기록했다.
이에 시장에선 연준의 50bp(1bp= 0.01%) 인상 가능성을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기준금리 예측 프로그램인 '페드워치 툴'을 보면 내달 연준이 '빅스텝'(기준금리 50bp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이날 기준 21%로 예상햇다. 일주일 전 12.2%에 불과했던 빅스텝 가능성은 전날 18.1%를 넘어 20%까지 올라섰다. 당초 내달 25bp 인상 후 5월부턴 인상 중단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힘이 빠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정학적 위험까지 고조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과 맺은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바이든은 우크라이나에 이어 폴란드까지 방문해 지속적인 서방의 지원을 약속했고, 월리 아데예모 미 재무부 차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언급했다.
긴축 경계에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맞물리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13.8bp 상승했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 역시 하루 전보다 0.32% 높아진 104.19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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