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들어 코스피가 2400선에 머무르는 가운데 해운주 주가는 순항했다. 팬오션과 대한해운은 중국 리오프닝 수혜, HMM은 매각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들 종목이 상승세를 이어갈 지에 대해서는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팬오션은 지난 24일 662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31일 종가 6030원 대비 9.78%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대한해운은 6.76%, HMM은 5.97% 뛰었다. 2월 들어 코스피가 2400선에서 횡보한 것을 감안하면 선방했다.
세 종목은 모두 해운주로 분류되지만, 상승 배경에는 차이가 있다. 팬오션과 대한해운은 벌크선사로, 중국 리오프닝 재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벌크선은 석탄·곡물·철광석 등을 실을 수 있도록 설계된 선박이다. 중국은 석탄·곡물·철광석의 최대 수입국으로 꼽힌다. 이에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벌크선 물동량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모였다. 반면 컨테이너선사인 HMM은 최근 매각 가능성이 언급되며 주가가 올랐다. 앞서 증권가에는 최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이 HMM 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들 회사의 전망도 엇갈린다. 팬오션과 대한해운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발틱운임지수(BDI)는 최근 오름세다. 해당 지수는 벌크선 화물 운송 운임과 벌크선을 빌리는 데 드는 용선료 등을 종합해 만든 지수다. 지난 23일 기준 816포인트로 저점(530) 대비 53%(286포인트)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BDI가 향후 더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병근 흥국증권 연구원은 “브라질 우기와 호주 사이클론으로 인한 수출처 기상악화와 중국 수입량 저조가 맞물려 춘절 이후 BDI 반등이 생각보다 느린 상황”이라며 “겨울 이후 기온이 오르고 3월 중국 양회 이후 정부 정책이 맞물리면서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이제는 벌크선 턴어라운드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며 “겨울 날씨가 풀리면 중국 리오프닝 기대감이 실제 물동량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팬오션과 대한해운의 수혜가 기대된다.
반면 HMM의 전망은 밝지 않아 보인다. 전세계 컨테이너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기준 SCFI는 전주 대비 27.98포인트 내린 946.68이다. 고점을 기록했던 지난해 1월7일(5109.60)과 비교하면 약 81% 하락했다.
경기 침체가 현실화되면서 컨테이너선 물동량이 감소했고, 운임률이 하락하면 실적 타격은 불가피하다. 이는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매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영구채 문제도 매각에 있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산업은행은 지분 매각을 통한 민영화를 서두르고 있으나 성공적인 지분매각을 위해서는 192회~197회 전환사채 및 신주인수권부사채의 처리 방안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시가 필요하다”며 “영구채 해결없이 원매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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