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테슬라 급등했는데…한 종목 담은 ETF, 못 따라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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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영 기자
입력 2023-02-2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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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비디아 59% 상승… ETF 수익률 22% 그쳐

  • 단일종목 ETF 주식 30%·채권 70%… 수익률 한계

  • 안정적 포트폴리오로 하락장에 방어전략 효과적

 


연초 이후 테슬라, 엔비디아 등 주가 상승세가 가파른 가운데 이들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는 높은 수익률이 반영되지 못했다. 종목 주가가 떨어질 때는 직접 투자보다 손실 방어 효과가 확실했지만 채권에 함께 투자하는 상품 특성상 상승세는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테슬라에 집중 투자하는 TIGER 테슬라채권혼합Fn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5.01%였다. 이 ETF는 테슬라 1개 종목에 약 30%를 투자하고 나머지는 국고채 등 채권에 투자한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 59.83%나 오른 종목이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고 양호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자 테슬라 주가는 상승 흐름을 보였다.
 
ACE 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 ETF는 연초 이후 지난 24일까지 22.0% 올랐다. 엔비디아는 같은 기간 59.3% 상승했다. ETF 수익률이 주가 상승분 중 절반도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엔비디아는 올해 챗GPT 수혜 기업으로 꼽히며 주가가 급등했다. 특히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직후인 지난 23일에는 주가가 하루 만에 14.02% 급등했다.
 
다른 단일 종목 ETF도 마찬가지다. 애플에 투자하는 ARIRANG Apple채권혼합Fn도 5.34% 오르는 데 그친 반면 애플은 12.91% 상승했다. KODEX 삼성전자채권혼합와이즈도 연초 이후 수익률이 3.3%, 삼성전자는 8.3%로 나타났다.
 
단일 종목 ETF 대부분이 상승 시 직접 투자가 더 유리했다. 보통 주식과 채권 투자 비중이 3대7인 만큼 하락장일 땐 주가 방어에 효과적이지만 상승장일 땐 투자한 종목보다 수익률이 낮다. 해외 주식을 담은 종목은 별도로 환헤지(환위험을 극복하기 위해 환율을 미리 고정해 두는 거래 방식)를 하지 않아 환율 변동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투자자들도 개별 종목 상승세에 힘입어 ETF보다 직접 매매하는 것을 선호하는 모습이다. 개인은 TIGER 테슬라채권혼합Fn을 올해 19억원, ACE 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를 6억원, ARIRANG Apple채권혼합Fn을 2억원, KODEX 삼성전자채권혼합와이즈를 4억원가량 순매수했다.
 
반면 올해 들어 투자자들이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테슬라를 순매수한 금액은 1억813만 달러(약 1425억원)였다. 엔비디아와 애플은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며 각각 7414만 달러(약 977억원), 3138만 달러(약 414억원)를 순매도했다.
 
다만 ETF를 통해 연금계좌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도 늘고 있는 추세인 만큼 변동성을 낮추고자 하는 퇴직연금 투자자에겐 매력적인 상품일 수 있다. 단일 종목 ETF는 퇴직연금 계좌에서 직접 투자가 가능한 상품이다. 채권 비중이 높아 급등세를 반영하기보단 손실을 방어하는 효과가 높다. ACE 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는 상장 후 한 달 수익률이 -5.80%를 기록했는데 이 기간 엔비디아 수익률은 –6.62%였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개별주식혼합형 ETF 역시 주식시장 반등과 함께 개인투자자 사이에 높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며 "주식의 수익성과 채권의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고 연금계좌에서 위험자산 비중을 최대화할 수 있는 이점까지 있어 개인투자자 이목이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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