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은행권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이면서 은행업종의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주요 은행지주의 주가는 한 달 만에 15% 가까이 빠졌다. 과점체제 해소, 금리산정 체계 검토 등 정부가 전반적으로 손을 댈 것이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은행주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질 전망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KRX 은행지수는 11.18% 하락했다. 이어 KRX 300 금융지수가 7.44% 떨어지며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2.26% 하락해 코스피지수보다 가파르게 내려갔다.
주요 은행주 주가가 하락한 영향이다. 하나금융지주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4.50%로 좋지 않다. 신한지주는 -13.47%, KB금융은 -12.90%, 우리금융지주는 -8.75%였다. 지방은행도 마찬가지였다. JB금융지주 -13.15%, BNK금융지주 -7.97% 등도 약세를 기록했다.
은행주 투자심리가 악화된 건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를 들여다보고 나서면서 은행주에 대한 규제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낸 시중은행에 대해 '이자 장사', '성과급 잔치' 등 비판 여론이 나오면서 규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은행의 돈 잔치'에 대한 대책 마련을 금융당국에 주문했다.
금융위원회도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은행권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시중은행의 영역이던 지급 결제와 대출, 외환 분야 업무에 기존 보험사와 증권사 등이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당국이 시중은행의 금리 산정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체계도 손을 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은행주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는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산정체계 개편 예고 등과 같은 이슈들이 발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실적 가시성도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규제의 세부 사항들이 구체화될 전망인 가운데, 단기적으로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는 실적 시즌까지는 다소 시간이 남아있어 투자심리의 눈에 띄는 회복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과도한 조정은 트레이딩 기회로 활용하길 추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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