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과 교육감이 학교 이전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은 데 이어 추진위원회가 구성돼 이전 촉구 서명운동에 들어가기로 하는 반면 의정부고 출신 지역 정치인 간에 이견이 엇갈리고, 총동문회까지 이전 반대에 중지를 모은다면 자칫 찬반 논란으로까지 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2일 의정부고 총동문회에 따르면 최근 이사회를 열고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의정부 동서 고교 불균형 해소 정책' 일환으로 검토 중인 의정부고 이전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이태현 총동문회장은 이사회에서 "학교 이전은 동문 사이에도 다양한 의견이, 의정부 송산권역과 흥선권역 주민 사이에도 첨예한 의견 대립이 존재하는 현안"이라며 "논의를 통해 동문회의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해 동문 간 또는 주민 간의 갈등을 최소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당선 후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에게 이를 요청했고, 임 교육감도 적극적인 검토를 약속한 바 있다.
임 교육감도 지난해 말 의정부고를 포함해 경기도 내 학교 총수가 늘어나지 않는 선에서 의정부고를 포함해 학교를 폐지 또는 신설·이전하는 것을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에서 개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의정부고 출신인 이형섭 국민의힘 의정부시을 당협위원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정부고를 이전하는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여기에다 의정부고 전 교장을 위원장으로 한 '송산권역 학교이전 추진위원회'도 결성돼 학교 이전을 위한 공청회와 서명운동을 여는 한편 교육청에 이전 대상 학교를 선정하도록 건의할 계획이다.
추진위는 의정부고가 있는 흥선권역에서 학생 정원을 못 채우고, 송산권역에선 먼 거리로 통학하는 등 불균형이 일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교육부 지침에 학교 신설이 어려워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와 동문 사이에서 이 같은 일방적인 추진 움직임에 대해 반감을 드러내고 있고, 학교 이전이 교육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의 삶, 도시 구조 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공감대를 어떻게 끌어낼지가 주목된다.
다만, 김 시장과 임 교육감이 학교 이전을 총동문회와 주민 합의를 전제로 추진한다고 한 만큼 논의 절차가 마무리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총동문회는 학교 이전 사회적 의미, 입지적 장단점, 주변 개발계획, 이전 시 장단점 등 다양한 의견을 취합해 투표를 통해 입장을 결정하고, 이를 의정부시, 경기도교육청 등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김동근 시장이 총동문회의 반대가 있으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만큼 총동문회도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동문과 소통하고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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