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업계에 따르면 전통적인 SI를 주사업 영역으로 삼았던 IT 업체들이 이제 공통적으로 ‘디지털 전략’에 무게를 둔 미래 산업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디지털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조직 개편과 인사·평가 제도 정비에 공을 들이는 곳부터 이미 축적된 내부 신기술 역량을 고도화해 실적을 키우고 보폭을 넓히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저마다 클라우드 기반 구축·운영과 데이터 분석을 비롯한 신기술 활용과 디지털 전문 역량을 강조한다. 고객의 기존 업무 방식을 컴퓨터 시스템으로 그대로 집어넣고 때때로 ‘최신화’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 분석, 자동화를 통한 의사결정·프로세스 최적화로 비즈니스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기존 성과 힘입어 인적·물적 투자 확대
삼성SDS는 자체 데이터센터 기반 클라우드 사업과 타사 클라우드·AI 활용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관리 서비스 사업에 함께 투자한다. 작년 8월 ‘DT 큐브(Cube)’라는 클라우드 활용 및 디지털 전환 방법론을 정립해 발표했고 이제 연간 매출 1조원 이상을 클라우드 사업으로 일으키고 있다. 최근 가동한 동탄 데이터센터로 고성능컴퓨팅(HPC) 서비스 등 자체 클라우드 상품을 다양화해 글로벌 확장에 나선다.
‘DX 전문기업’을 표방하는 LG CNS도 클라우드 전환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작년 11월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현신균 당시 데이터애널리틱스&AI(D&A)사업부장을 대표로 선임했고 클라우드사업부·D&A사업부, 최고기술책임자(CTO)실 인사들을 중용했다. IT아웃소싱 인력을 한 곳에 모아 이들이 클라우드 원격 서비스로 업무를 수행케 하는 ‘통합 IT서비스센터’를 열고 DX전문가 성장 공간으로 만든다고 했다.
SK㈜ C&C는 작년 12월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하면서 ‘고객과 사회의 디지털 혁신을 리딩하는 디지털 전환 파트너’ 역할을 자처했다. 윤풍영 전 SK스퀘어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대표로 선임하고 성장 가속화를 위해 디지털 애셋(Digital Asset) 사업 조직 역할 확대와 사업 지원체계 고도화를 예고했다. 클라우드 부문을 디지털사업총괄 조직에 통합해 클라우드, AI, 데이터 사업 간 시너지 창출을 도모했다.
◆모빌리티·메타버스·로봇 전문성 확보 나서
소속 그룹의 주력 업종 경쟁력을 높이고 신사업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디지털 신기술 역량 확보에 힘을 쏟는 움직임도 거세다.
현대오토에버는 앞서 현대자동차그룹에서 다른 소프트웨어(SW) 계열사를 흡수합병 후 안정화를 거쳐 올해 차량 SW 검증·개발 플랫폼 사업 구조를 완성한다. 고객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며 ‘모빌리티 테크 기업’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롯데정보통신은 기존 스마트팩토리·물류, 클라우드 기술과 자회사 인수 및 파트너십으로 확보한 메타버스, 전기차충전·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그룹 디지털 전환과 비즈니스 전환을 지원한다. 롯데그룹은 웰니스·모빌리티·지속가능성·뉴라이프플랫폼 등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바라보고 있다.
포스코ICT는 ‘산업 전반의 혁신적인 디지털 대전환을 리딩하는 대표 기업’이라는 뜻을 담아 ‘포스코DX’란 사명을 선정했다. 오는 2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새 사명을 확정하고 AI, 디지털 트윈, 메타버스, 로봇 기술을 융합한 고위험·고강도 산업 현장용 로봇 등 산업용 로봇 자동화와 스마트 물류 자동화 신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신사업으로 산업현장·비즈니스·일상 바꾼다
전통 산업 영역과 디지털 신기술 역량을 결합한 신사업 기회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는 이들도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기계설비를 가동하는 제조 공장을 비롯한 여러 산업 현장에서 AI, 증강현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산업안전, 생산 자동화, 예지보전 솔루션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GS ITM은 AI 기술을 활용해 앞서 플랜트 산업 안전을 위한 영상 분석 솔루션을 출시했고 서울 강남 한 곳에 무인 식료품 매장을 열어 미래 리테일 테크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기업용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자체 개발한 인사·IT서비스관리(ITSM)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솔루션 사업을 키우고 있다.
금융 핀테크 전문 기업으로 성장해 온 웹케시그룹은 ‘웹케시’의 B2B 핀테크 플랫폼, ‘쿠콘’의 비즈니스 데이터 플랫폼, ‘비즈플레이’의 경비 지출 관리 솔루션 사업을 고도화하면서 ‘B2B SaaS 전문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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