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해외서도 주목한 리벨리온 "초거대 AI 준비 완료...국내 시장 다지고 내년 전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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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스페인)=강일용 기자
입력 2023-03-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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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 인터뷰

  • K-AI 반도체 '아톰', MWC 2023에서 많은 해외 바이어가 주목

  • 초거대 언어모델 추론에 특화...막대한 AI 운영비 절감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가 MWC 2023에서 자사 AI 반도체 '아톰'을 전 세계 바이어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사진=강일용 기자]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의 행보를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조사 업체도 주목하고 있다. 리벨리온은 올해 KT·KT클라우드와 함께 자사 AI 반도체로 트랜스포머 기반 초거대 언어모델(NLP)을 추론(실행)할 수 있음을 입증한 후 AI 반도체가 본격적으로 양산되는 내년에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이동통신사·클라우드·AI 서비스 업체 등으로 판로를 확대할 계획이다.

5일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MWC 2023 현장에서 아주경제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포부를 드러냈다.

◆해외 시장조사업체도 K-스타트업 주목...초거대 AI 대비 성과

2020년 9월 박 대표를 포함한 5명의 AI 반도체 전문가가 의기투합해 설립한 리벨리온은 지난해 8월 92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으며 설립 2년 만에 기업가치 3500억원을 인정받았다. 현재 70명 이상의 AI 반도체 관련 인력이 합류해 AI 반도체 설계와 AI 반도체와 AI 모델을 연결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를 통해 2021년 11월 금융 트레이드 전용칩 '아이온'을 테이프 아웃한 데 이어 지난해 6월에는 현행 초거대 AI의 핵심 기술인 트랜스포머 언어모델 추론에 특화한 AI 반도체 '아톰'을 테이프 아웃하는 성과를 냈다. 테이프 아웃이란 팹리스가 반도체 양산에 앞서 관련 설계도를 파운드리에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보고서(Top AI Hardware Startups Market Radar)를 통해 리벨리온을 삼바노바, 세레브라스, 그래프코어, 그록 등과 함께 주목해야 할 '전 세계 상위 25개 AI 반도체 스타트업'으로 꼽았다. AI 산업 변방인 한국에서 미국·영국의 쟁쟁한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스타트업이 등장한 것이다.

이렇게 리벨리온이 주목받는 이유에 관해 묻자 박 대표는 "아톰이 컴퓨터 비전(영상 인식)에 특화한 기존 AI 반도체와 달리 트랜스포머 언어모델을 제대로 추론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AI 반도체인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딥러닝 성능(학습·추론)을 알려주는 MLPerf 벤치마크에 다른 AI 반도체 기업은 컴퓨터 비전(ResNet) 성능을 제출한 반면 리벨리온은 자연어 처리(BERT) 성능을 제출함으로써 초거대 언어모델을 추론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마쳤음을 입증할 계획이다. 벤치마크 결과는 4월 초 공개되며 이를 통해 진정한 의미에서 국내 AI 반도체 1위 기업이 가려질 것이라는 게 박 대표의 자신감이다.

박 대표는 "리벨리온은 성능을 토대로 국내를 넘어 인텔 하바나랩스, 그록 등 추론용 AI 반도체 업계에서 앞서가고 있는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운영비 GPU 1/3 수준 절감...'믿음'과 'K-AI 반도체팜' 대비 완료

박 대표에 따르면 아톰은 추론용 AI 반도체의 대세인 65W(와트)급에서 엔비디아 AI 반도체(GPU)와 비교해 도입 비용(가격)과 운영 비용(전기 소모)을 3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같은 AI 모델 추론 성능을 보여주면서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전기료는 30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AI 반도체는 챗GPT 등 초거대 AI 상용화의 걸림돌로 꼽히는 막대한 운영 비용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유력한 해법으로 꼽힌다. 일례로 리벨리온과 KT는 초거대 AI '믿음'의 연내 상용화를 위해 믿음 경량화 모델을 아톰에서 실행하기 위한 마무리 작업에 착수했다.

박 대표는 "기업이 원할 경우 아톰은 운영비 절감 대신 추론 성능 향상에도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이를 위해 리벨리온의 독자적인 반도체 코어 설계와 함께 'GDDR6' 메모리, 'PCI 익스프레스 5.0' 연결단자 등 최신 기술을 아낌 없이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초거대 AI 추론을 위한 소프트웨어적 준비도 모두 마쳤다. 박 대표에 따르면 리벨리온은 3월 말 아톰과 AI 모델을 연결하기 위한 '리벨 SDK'를 홈페이지와 KT클라우드를 통해 공개한다. 쿠버네티스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어 기업이 자사 AI 모델을 빠르게 엔비디아 GPU에서 리벨리온 AI 반도체로 옮길 수 있도록 돕는다. 

박 대표는 리벨리온의 약점으로 지적받는 경쟁사보다 늦은 AI 반도체 양산 시점에도 "문제없다"고 밝혔다. 리벨리온은 올해 2000개(일반 모델 1000개 + 다운클럭 모델 1000개)의 아톰을 삼성전자 파운드리로부터 전달받는다. 이 물량으로 올해 KT 믿음 상용화와 정부의 K-클라우드 AI 반도체팜 구축 사업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는 칩은 샘플칩을 요청한 해외 구매자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아톰의 본격적인 양산은 내년 1분기부터 시작되며 이때를 기점으로 해외 시장 진출도 본격화한다.

박 대표는 "올해는 KT·KT클라우드 등 사업 파트너와 함께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레퍼런스(도입사례)를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며 "이 사례를 바탕으로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터키 등 AI 서비스 도입을 원하는 국가에 아톰에 수출하는 데 이어 미국 시장에도 진출하는 성과를 낼 것이다. MWC 2023에서도 많은 해외 구매자가 아톰에 관심을 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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