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판 절단에 강탈까지...국토부, '화물차주 지입제' 피해사례 253건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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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섭 기자
입력 2023-03-0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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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컨테이너를 싣고 있는 화물차가 분주하게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토교통부는 화물차주를 대상으로 ‘지입제 피해 집중신고기간’을 운영해 중간 집계한 결과 지난 3일까지 총 253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됐다고 6일 밝혔다.

지입제는 개인 화물차주가 운수회사 명의로 영업용 번호판과 차량을 등록한 뒤 회사에서 일감을 받아 일한 후 보수를 지급받는 제도다. 일부 업체들이 영업용 화물차 허가제를 악용해 '번호판 장사'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국토부에 접수된 신고 중 가장 많은 피해사례는 운송사업자가 ‘번호판 사용료’ 등의 명목으로 추가적인 금전을 요구·수취하거나 미반환한 경우(44%, 111건)였다. 화물차량을 대폐차하는 과정에서 동의비용으로 ‘도장값’을 수취하는 경우(6%, 16건), 자동차 등록원부에 현물출자자 사실을 미기재하는 경우(4%, 11건) 등이 뒤를 이었다.
 
계약갱신권을 가진 기존 차주와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기 위해 차량의 번호판을 오려내거나 탈취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도 신고됐다.

또 각종 대금을 운송사업자 법인이 아닌 대표자의 배우자나 자녀 계좌로 이체하도록 하거나, 화물차주 번호판을 강탈하고 각서에 지장을 찍도록 종용한 위법사례도 확인됐다.

국토부는 현재 신고내용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2일부터 지자체와 함께 운송회사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 중이다. 접수된 피해 사례에 대해 법적 검토를 거쳐 국세청·경찰청 등 관계기관에 조사나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현장조사반은 신고가 접수된 주요 운송사를 대상으로 기본 현황 및 위·수탁계약 내용 등을 조사한다. 이를 통해 운송사업자에게 신고내용에 대한 소명을 듣고, 위법행위가 있었는지를 확인한 후 사업정지·과태료 등 후속 행정처분을 실시할 계획이다.

국토부에 접수된 신고 중 운송사업자가 화물차의 번호판을 절단한 사례.  [사진=국토교통부]

국토부는 지난 2월 6일 당정협의를 통해 '화물운송산업 정상화 방안'을 발표하고 지입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제도개선 방안을 담은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우선 일감을 제공하지 않으면서 번호판 임대료(번호판 권리금 및 지입료)를 수취하는 ‘지입전문회사’를 퇴출하기 위해 일감을 제공하지 않는 운송사의 차량은 감차한다. 피해를 입은 지입차주는 개인운송사업을 허가해 독립시킨다.
 
또한 현재 지입 계약 시 차량을 운송사 명의로 등록하던 것을 차량의 실소유자인 지입차주 명의로 등록하도록 개선한다.

번호판 사용료·대폐차 도장값·차량 명의이전 대가 등 일부 운송사의 차주에 대한 부당금전 요구가 담긴 계약 내용은 무효로 하며, 운송사업자 의무로도 규정해 위반 시 차량 감차 등 행정처분 조치할 예정이다.
 
강주엽 국토부 물류정책관은 "이와 같은 운송사업자의 행위는 운송사업권을 악용한 부당행위"며 "지입제로 인한 폐단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추가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이 국회에서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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