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을 인정받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쿠팡 등 이커머스업계는 기업결합이 비교적 활발히 이뤄진 데 반해 내수 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건설·외식 등은 경색 국면이 확연했다.
M&A 시장, 서비스업 분야별 희비 엇갈려
공정거래위원회가 9일 발표한 지난해 기업결합 심사 동향에 따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 비중이 각각 33.3%와 66.7%로 집계됐다.
제조업에서는 전체 342건 중 배달·택배 용품과 전기차·배터리 등 관련 기업결합이 27건으로 지난해보다 확대됐다. 미국 반도체 부품 기업인 인테그리스의 CMC머티리얼스 주식취득 건, 보령(옛 보령제약)의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 영업양수 건 등이 눈에 띄는 사례다.
영화·비디오물·방송프로그램 제작·배급업도 13건으로 증가세가 이어졌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만개한 OTT 시장이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지난해 CJ의 OTT 계열사인 티빙이 동종 업체인 KT의 시즌을 흡수합병한 게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서비스업 기업결합 가운데 정보통신방송 분야 비중은 2021년 9.4%에서 지난해 11.2%로 뛰었다.
쿠팡과 SSG닷컴, 마켓컬리 등 이커머스 산업을 통칭하는 무점포 소매업의 기업결합 건수는 12건으로, 지난해 6월 LG전자와 SM엔터테인먼트가 홈피트니스 분야 합작법인 피트니스캔디를 설립한 등이다.
신용희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지난해) 전자상거래 등 비대면 사업을 뜻하는 무점포 소매업 관련 기업결합이 다수 나타난 게 특징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건설과 운수, 외식 등 분야에서는 기업결합이 감소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내수시장 위축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서비스업 기업결합 중 건설 비중은 4.9%에서 3.9%로, 음식숙박레저는 1.3%에서 0.9%로 각각 하락했다.
SK 지난해 M&A 18건, 외국 기업은 美 33건 최다
자산 5조원 이상인 대기업의 기업결합은 263건으로 전년보다 12.9% 감소했다. 이는 국내 기업이 신청한 전체 기업결합 건수 대비 32.1% 수준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건수는 39건(12.9%) 줄었고 금액 기준으로는 14조7000억원(44.1%) 감소했다.대외 M&A를 뜻하는 비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SK가 18건으로 가장 많았고, 한화·현대차가 각각 9건으로 뒤를 이었다. M&A시장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SK는 지난해 건설과 환경처리시설 업체 등을 사들였다.
외국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151건으로 전체 중 14.7% 수준이지만 금액으로는 267조5000억원으로 전체 중 82.2%에 달했다.
외국 기업이 국내 기업을 인수하거나 지분을 취득한 사례는 40건으로 전년보다 18.4% 줄었으나 규모는 18조원으로 176.9% 증가했다. 미국이 33건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이 32건, 중국과 싱가포르·영국이 각각 13건, 11건, 11건으로 뒤를 이었다.
국경을 넘나드는 기업결합이 증가하고 있는 데 따라 공정위는 국제기업결합과를 신설하고 심사 인력을 확충하는 등 대응력 강화에 나섰다.
신 과장은 "외국 기업 간 기업결합 신고가 증가하는 추세고 국내 기업 간 기업결합(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등)에 대한 해외 당국의 심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국제 공조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