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로 본 산업 트렌드 변화…건설·외식 지고 배송·OTT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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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3-03-0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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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국내 기업결합 활발…주로 '신산업'

  • 대기업들 M&A로 몸집 키워...SK 가장 많아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경기 둔화로 기업결합(인수합병·M&A)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업종별 희비도 엇갈렸다.

성장성을 인정받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쿠팡 등 이커머스업계는 기업결합이 비교적 활발히 이뤄진 데 반해 내수 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건설·외식 등은 경색 국면이 확연했다. 
 
M&A 시장, 서비스업 분야별 희비 엇갈려 

공정거래위원회가 9일 발표한 지난해 기업결합 심사 동향에 따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 비중이 각각 33.3%와 66.7%로 집계됐다.

제조업에서는 전체 342건 중 배달·택배 용품과 전기차·배터리 등 관련 기업결합이 27건으로 지난해보다 확대됐다. 미국 반도체 부품 기업인 인테그리스의 CMC머티리얼스 주식취득 건, 보령(옛 보령제약)의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 영업양수 건 등이 눈에 띄는 사례다. 

서비스업은 2021년 767건에서 지난해 685건으로 줄었는데 업종별로 편차가 컸다. 정보통신방송 분야에 해당하는 게임과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은 2021년 50건에서 지난해 57건으로 늘었다. 

영화·비디오물·방송프로그램 제작·배급업도 13건으로 증가세가 이어졌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만개한 OTT 시장이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지난해 CJ의 OTT 계열사인 티빙이 동종 업체인 KT의 시즌을 흡수합병한 게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서비스업 기업결합 가운데 정보통신방송 분야 비중은 2021년 9.4%에서 지난해 11.2%로 뛰었다. 

쿠팡과 SSG닷컴, 마켓컬리 등 이커머스 산업을 통칭하는 무점포 소매업의 기업결합 건수는 12건으로, 지난해 6월 LG전자와 SM엔터테인먼트가 홈피트니스 분야 합작법인 피트니스캔디를 설립한 등이다. 

신용희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지난해) 전자상거래 등 비대면 사업을 뜻하는 무점포 소매업 관련 기업결합이 다수 나타난 게 특징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건설과 운수, 외식 등 분야에서는 기업결합이 감소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내수시장 위축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서비스업 기업결합 중 건설 비중은 4.9%에서 3.9%로, 음식숙박레저는 1.3%에서 0.9%로 각각 하락했다. 
 
SK 지난해 M&A 18건, 외국 기업은 美 33건 최다 
자산 5조원 이상인 대기업의 기업결합은 263건으로 전년보다 12.9% 감소했다. 이는 국내 기업이 신청한 전체 기업결합 건수 대비 32.1% 수준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건수는 39건(12.9%) 줄었고 금액 기준으로는 14조7000억원(44.1%) 감소했다.

대외 M&A를 뜻하는 비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SK가 18건으로 가장 많았고, 한화·현대차가 각각 9건으로 뒤를 이었다. M&A시장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SK는 지난해 건설과 환경처리시설 업체 등을 사들였다.

외국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151건으로 전체 중 14.7% 수준이지만 금액으로는 267조5000억원으로 전체 중 82.2%에 달했다.

외국 기업이 국내 기업을 인수하거나 지분을 취득한 사례는 40건으로 전년보다 18.4% 줄었으나 규모는 18조원으로 176.9% 증가했다. 미국이 33건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이 32건, 중국과 싱가포르·영국이 각각 13건, 11건, 11건으로 뒤를 이었다. 

국경을 넘나드는 기업결합이 증가하고 있는 데 따라 공정위는 국제기업결합과를 신설하고 심사 인력을 확충하는 등 대응력 강화에 나섰다.

신 과장은 "외국 기업 간 기업결합 신고가 증가하는 추세고 국내 기업 간 기업결합(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등)에 대한 해외 당국의 심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국제 공조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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