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앙숙' 이란·사우디, 7년 만에 외교 정상화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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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
입력 2023-03-1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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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알리 샴카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의장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무사드 빈 무함마드 알아이반 사우디아라비아 국가안보보좌관이 10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회담을 갖고 있다. [사진=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중동의 앙숙’인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외교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지난 2016년 관계를 단절한 지 7년 만이다.
 
이란 국영 뉴스통신 IRNA는 10일(현지시간) 양국 공동성명을 인용해 "양국이 외교 관계를 복원하고 2개월 안에 상대국에 대사관을 다시 열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국영 뉴스통신 SPA도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 
 
양국이 관계 회복에 나선 건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당시 사우디가 이란의 반대에도 시아파 유력 성직자에 대한 사형을 집행한 사건을 계기로 외교 관계가 단절됐다.
 
다만 이라크와 오만의 중재로 2021년부터 관계 개선을 위한 협상이 진행됐다. 이날 양국의 관계 정상화 합의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열린 중국 베이징에서 이뤄졌다.
 
양국은 이날 성명에서 "2021년과 2022년 양측의 회담을 주선한 이라크와 오만은 물론 이번 회담을 주선한 중국 지도자들과 정부에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외교라인 1인자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대화와 평화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라크도 외무부 성명을 통해 "새로운 페이지가 열렸다"며 환영했다.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은 트위터에서 "모두를 위한 '윈-윈'으로 지역과 세계 안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밖에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 걸프협력회의(GCC) 등이 모두 환영 입장을 내놨다. 예멘 반군과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까지 한목소리로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만 이번 협상 과정에서 빠져 있던 미국의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우리는 양국의 외교적 성과를 환영한다"면서도 "이란이 의무를 이행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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