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SM) 경영권을 가져가게 됐다. 하이브와 카카오 간 '치킨 게임' 양상으로 번지던 SM 인수전이 '쩐의 논리'로 막을 내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오버페이를 불사하자 자금 조달 여력에서 뒤처졌던 하이브가 합의를 선택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인수전이 끝난 만큼 카카오가 밝힌 15만원 공개매수는 순항할 것으로 점쳐진다. 더 나아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가 추진하고 있던 기업공개도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쩐의 전쟁에서 밀린 하이브···실탄 넉넉히 준비한 카카오 勝
12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카카오와 합의한 끝에 SM 인수 절차에서 빠지겠다는 입장문을 냈다. 경영권 분쟁이 과열되자 하이브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밝혔지만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다. 금융권에서는 자금이 부족해진 하이브가 카카오에 투항(投降)한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실제로 하이브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SM 인수에 필요한 가격이 적정 범위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반면 카카오는 "(하이브)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예정한 공개매수 일정대로 추가 지분을 확보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하이브가 철수한 배경에는 카카오 측 블러핑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그간 하이브는 외부 투자 유치에 나서며 '쩐의 전쟁'에 대비하고 있었다. IB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모건스탠리 주관으로 최대 1조원대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재무적투자자(FI)와 접촉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10일 하이브는 다가오는 주주총회에서 자본준비금 1조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안건을 논의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전입액을 대표이사에게 일임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하이브가 SM 인수를 위한 실탄을 마련하려는 조치로 해석했다.
하지만 이미 실탄을 두둑하게 장전한 카카오를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카카오엔터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에서 총 1조1500억원 규모를 투자 유치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여기에 카카오 자체적으로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만 해도 4조5553억원(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에 달한다. IB업계 관계자는 "하이브가 얼마로 매수가를 올리든 카카오가 더 올릴 의향이 있다고 압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하이브가 철수한 배경에는 카카오 측 블러핑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그간 하이브는 외부 투자 유치에 나서며 '쩐의 전쟁'에 대비하고 있었다. IB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모건스탠리 주관으로 최대 1조원대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재무적투자자(FI)와 접촉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10일 하이브는 다가오는 주주총회에서 자본준비금 1조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안건을 논의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전입액을 대표이사에게 일임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하이브가 SM 인수를 위한 실탄을 마련하려는 조치로 해석했다.
하지만 이미 실탄을 두둑하게 장전한 카카오를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카카오엔터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에서 총 1조1500억원 규모를 투자 유치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여기에 카카오 자체적으로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만 해도 4조5553억원(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에 달한다. IB업계 관계자는 "하이브가 얼마로 매수가를 올리든 카카오가 더 올릴 의향이 있다고 압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SM 주가, 15만원 선 유지될 것···하이브는 지분 매각 가능성 유력
시장에서는 인수전이 종결된 만큼 SM 주가가 어떻게 흘러갈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통상 경영권 분쟁이 종결되면 주가는 하락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급등한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패턴이다. 다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1주당 15만원 공개매수는 계속 진행돼 SM 주가는 이달 말까지 15만원 안팎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6일까지 공개매수가 진행되는데 이 기간에 SM 주가가 15만원 밑으로 크게 하락하면 주식을 사서 공개매수에 응하려는 매수 수요가 유입되기 때문이다. 즉, SM은 15만원이라는 공개매수 가격이 지지선으로 작용해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IB업계에서는 카카오가 하이브가 보유한 SM 지분 일부를 사들일 가능성도 높다고 바라보고 있다. 그동안 하이브가 확보한 지분은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에게서 사들인 14.8%와 기업 결합승인 이후 넘겨받을 그의 지분 3.65%까지 더해 19.43%다. 경영권을 카카오가 거머쥔 상황에서 하이브가 SM과 단순 플랫폼 협력을 모색하기에는 보유한 지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하이브가 SM 지분을 전부 보유하면 계륵이 되는 셈이다.
카카오엔터 IPO 마지막 퍼즐 완성···"조 단위 매출도 가능"
카카오는 한시름 덜어놓게 됐다. 카카오엔터 기업공개에 파란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이번 SM 인수전에서 1조25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자금 출혈을 감수한 이유이기도 하다. 카카오엔터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상장을 추진하며 시장 상황을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이전부터 카카오엔터 상장을 검토했으나 카카오 자회사들의 '쪼개기 상장' 등 논란과 불확실한 시장 상황으로 계획을 연기한 바 있다.
카카오엔터가 상장 과정에서 목표로 하는 기업가치 25조원을 평가받기 위해선 SM 인수가 절실했다. 시장에선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에 대한 유상증자를 카카오엔터의 프리 IPO(기업공개) 성격으로 보고 있다. 당시 이들은 카카오엔터 기업가치를 11조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목표한 기업가치 25조원을 위해 SM 인수가 필수적인 셈이다.
인수전이 종결되면서 카카오엔터 실적과 기업가치도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엔터가 SM 인수에 성공하면 연간 영업이익 5000억원을 거두는 국내 유일한 글로벌 규모 엔터업체가 탄생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카카오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멜론을 제외하면 웹툰, K-팝, 드라마 모두 글로벌 확장에 가속도가 붙은 상황이다. 특히 K-팝 매니지먼트 사업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시 조 단위 매출로 '퀀텀 점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카카오엔터가 상장 과정에서 목표로 하는 기업가치 25조원을 평가받기 위해선 SM 인수가 절실했다. 시장에선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에 대한 유상증자를 카카오엔터의 프리 IPO(기업공개) 성격으로 보고 있다. 당시 이들은 카카오엔터 기업가치를 11조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목표한 기업가치 25조원을 위해 SM 인수가 필수적인 셈이다.
인수전이 종결되면서 카카오엔터 실적과 기업가치도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엔터가 SM 인수에 성공하면 연간 영업이익 5000억원을 거두는 국내 유일한 글로벌 규모 엔터업체가 탄생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카카오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멜론을 제외하면 웹툰, K-팝, 드라마 모두 글로벌 확장에 가속도가 붙은 상황이다. 특히 K-팝 매니지먼트 사업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시 조 단위 매출로 '퀀텀 점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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