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최근 내부 회의를 열고 올해의 사업 전략을 이같이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최우선으로 고려한 요인은 ‘연체율 관리’다.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올 1분기에도 이러한 기조는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급격한 금리상승으로 원리금 상환이 어려운 가계가 급증한 게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카드사 입장에선 연체율이 어디까지 치솟을지 정확히 가늠하기 힘든 상태다.
건전성 관리를 위해 가장 먼저 취한 조치는 대손충당금 확대다. 신한카드의 작년 4분기 당기순이익(537억원)이 전년 동기(1363억원)보다 61%나 줄어든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 회사의 작년 4분기 대손충당금은 1918억원으로 재작년(1048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실적 감소분인 826억원을 상회한다. 즉 대손충당금을 제외하면 소폭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는 뜻이다. 위험성 관리를 위해 실적 악화도 감내한 셈이다.
여기엔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의 의사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는 앞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낼 당시에도 건전성 관리를 줄곧 최우선 과제로 강조해왔다. 작년 4분기의 대규모 대손충당금 확대 역시 그가 CFO일 때 확정했던 사안이다. 올 상반기에는 전반적인 금리와 연체율 상황을 지켜보며, 일단 위험성 관리에 집중하자는 방향성을 임원들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융당국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던 대출금리 역시 적정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월 말 기준 신한카드의 카드론(장기카드대출) 평균금리는 14.67%로 전업 카드사 중 가장 낮았다. 가장 높은 곳은 롯데카드로 15.90%를 기록했다. 금리인하요구권 수용 수준도 양호했다. 작년 하반기 가계대출 금리 인하 수용률은 67.78%로 업계 평균(57.27%)보다 10% 포인트 이상 높았다. 총 이자감면액도 3억7577만원으로 카드사 중 3번째로 높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지난달 16일 카드사 전략 임원들을 불러 모아, 높은 대출금리에 대해 크게 지적할 당시에도 신한카드는 별다른 화두로 거론되지 않았다”며 “업계 1위 업체임에도 큰 지적을 받지 않은 건 리스크 관리를 적정수준에서 유지해온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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