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가짜 변호사'에 능멸감...이재명 초대 비서실장도 같은 입장일 것"

"변호사가 오히려 구속 바라는 듯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4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뇌물 수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재판에서 이 대표 측이 보낸 '가짜변호사'에 능멸감을 느꼈다며 검찰에 자백한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전 경기도 비서실장인 전모씨를 언급하면서는 “저하고 같은 입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에 관한 3차 공판에서 "변호사들이 나를 위한 변호사가 아니라고 느꼈다"며 김 전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털어놓은 경위를 설명했다.
 
이날 김 전 부원장 측 변호인은 증인으로 나선 유 전 본부장에게 2022년 9월 26일을 기점으로 검찰에 진술하게 된 배경에 대해 물었다. 유 전 본부장은 "위에서 보내준 변호사들이 나를 위한 변호사가 아니라고 느꼈다"며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극단적 선택이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행동 등을 보고 의심이 반복됐다. 전씨도 나와 같은 입장이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당시 변호사들은 저를 위해 변호하는 것이 아니라 구속 상태가 유지되길 바라는 것 같은 행동을 해 기만과 능멸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당시 감옥에서 이 대표의 발언들, 나에 대한 논평, 김문기씨에 대한 내용들을 봤다"며 "사망 후 위로의 말이라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내용들이 나를 위하지 않는다는 게 심증적으로 계속 쌓였다"고 덧붙였다.

유 전 본부장은 앞서 이 대표 측이 '가짜변호사'를 보내 구속 때 자신을 감시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캠프에서 윗분이 보내서 왔다는 김모 변호사와 김 변호사가 소개해준 전모 변호사가 의심스러웠다며 '가짜 변호사' 부분이 심경 변화의 기폭제가 됐다고 했다.
 
김 전 부원장 측은 지난해 유 전 본부장 구속 당시 전모 변호사에 대한 선임신고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며 유 전 본부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김 전 부원장 측 변호인은 "주신문에서 전모 변호사를 정식 선임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2022년 선임계가 제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유 전 본부장은 "수임료를 지불하지 않아 최종적으로 선임된 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김 전 부원장이 민주당 예비경선 당시인 지난 2021년 4월~8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남욱 변호사로부터 8억4700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 정민용 변호사와도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김 전 부원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