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피격 은폐' 서훈·서욱·박지원 첫 재판서 혐의 부인...유족과 한바탕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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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지 기자
입력 2023-03-2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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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고위 인사들이 첫 공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지귀연 박정길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등에 대한 1회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본격 재판에 앞서 법원 앞에서는 기자회견 중이던 피격 공무원 고(故) 이대진씨의 친형인 이래진씨가 박 전 원장에게 달려들며 현장에서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씨는 박지원 전 원장에게 "사과해라. 여기가 어디라고 오느냐"라고 소리쳤다. 이후 박 전 원장이 법원에 들어가자 기자회견을 이어가며 "무책임했던 문재인 정권의 민낯을 되돌려보니 참담하다"고 호소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며 서해 피격 공무원 유족 이래진씨의 항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판부는 이날 검찰의 공소 이유를 듣고 이에 대한 피고인들의 입장을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했다.

재판에서 검찰은 "국민을 구할 의무가 있는 정부가 방임해 결국 (이씨가) 북한군에 의해 피격되고 사망했다"며 "'사람이 먼저다'란 말이 생각나는 장면"이라고 주장했다.
 
서훈 전 실장 측은 피격 사건을 은폐하기 위한 생각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의 변호인은 "은폐하기 위한 어떤 생각도 한 적이 없고, 없는 사실을 만들어내 월북 몰이를 했다는 주장도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서욱 전 장관 측도 피격 사건 관련 첩보를 제한하는 것일 뿐 삭제 등을 지시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함께 기소된 박지원 전 국정원장, 노은채 전 실장, 김홍희 전 청장 역시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서훈 전 실장은 2020년 9월 22일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가 서해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피살된 다음 날인 23일 오전 1시께 관계 장관회의에서 피격 사실을 은폐하려 합참 관계자와 김 전 청장에게 '보안 유지'를 하라고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를 받는다.
 
김 전 청장은 지시에 따라 이씨가 월북했을 가능성에 관해 허위 자료를 배포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행사)를 받는다.
 
서욱 전 장관은 이씨 피살이 보도되자 이씨가 자진 월북한 것처럼 보이는 현장 상황을 골라 보고서를 작성하고 허위 수사 결과를 발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씨가 자진 월북한 것이 아니라 실족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박지원 전 원장은 서욱 전 실장의 '보안 유지'에 동조해 국정원 직원들에게 첩보 보고서를 삭제하게 한 혐의(국가정보원법 위반)로 기소됐다. 서 전 장관 역시 국방부 직원 등에게 관련 첩보를 삭제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왼쪽부터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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