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민사15부(정완 부장판사)는 대한노인회가 "일반인이 소속 체육회라고 오해할 수 있다"며 대한노인체육회를 상대로 제기한 명칭사용금지 청구 소송에서 "'사단법인 대한노인체육회'라는 명칭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해당 명칭을 계속 사용하면 위반일 하루당 배상금 100만원 지급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대한노인체육회는 일반인으로 하여금 대한노인회의 체육 관련 각종 활동과 사업을 위한 하부조직·산하단체이거나 밀접한 관계가 있는 단체로 잘못 믿게 할 우려가 있다"며 대한노인회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대한노인회 이름 중 '대한노인'이 다른 단체와 구별되는 중요한 표지가 되는 부분인데 '대한노인'과 '회' 사이에 '체육'만 삽입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대한노인회가 대한노인체육회 설립 전부터 노인 체육 분야에서 활동해온 점도 고려했다.
이같이 판단한 근거는 '누구든지 대한노인회가 아닌 자는 대한노인회 또는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한 '대한노인회 지원에 관한 법률(대한노인회법)' 10조다.
재판부는 해당 조항이 "대한노인회와 같거나 유사 명칭을 사용하는 단체가 난립하지 못하도록 '독점적 사용권'을 부여하고 있다"고 봤다. 대한노인회는 1969년 설립돼 1975년 비영리사단법인으로 설립등기를 마쳤다. 2011년에는 대한노인회법이 제정되면서 근거법도 생겼다.
재판부는 해당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헌법상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대한노인체육회 주장에 대해서도 "노인체육 분야 자체에 관해서가 아닌 '대한노인회' 또는 유사 명칭 사용을 금지할 뿐"이라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한노인체육회는 "'대한노인'을 명칭으로 사용하는 단체가 전국에 수백 개에 이른다"며 항소해 2심이 진행 중이다. 2018년 설립돼 같은 해 비영리사단법인으로서 설립등기를 마친 대한노인체육회는 단체 목적이 '노인'이 아닌 '체육'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대한노인체육회 관계자는 "장애인 체육회처럼 노인들 건강과 체육 활동 증진에 집중하기 위해 만들었다"며 “2심에서 지면 대법원에 상고하고 헌법소원까지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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