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부터 "국회에서 다시 한번 논의될 필요가 있다"는 보고를 받고 이같이 말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지난 23일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과잉 생산된 쌀에 대한 정부의 매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민주당 측은 식량안보 확보와 농민들의 생활 안정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추 부총리는 "개정안 시행으로 시장격리가 의무화되면 연평균 1조원 이상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며 "농업 생산액(50조원) 중 쌀이 차지하는 비중(8조4000억원)은 16.9%에 불과한 반면, (개정안이 시행되면) 쌀 관련 예산 규모가 약 30%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 장관도 주요 농업인 단체들도 법률안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현재도 만성적인 쌀 공급 과잉구조가 더 심화돼 2030년에는 초과생산량이 63만톤(t)에 이르고 이를 정부가 사들이는데 1조4000억원의 막대한 재정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윤 대통령은 "MZ세대는 그 세대 뿐 아니라 모든 세대의 여론을 주도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모든 정책은 MZ세대, 청년의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 당이 작년부터 집권 여당이 됐지만 당정 협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여론 수렴 과정에서 특정 방향을 정해놓고 밀어 붙이면 오히려 역풍을 맞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정이 여러가지 안을 놓고 제로 베이스에서 논의를 해야지 '답정너'식으로 하면 곤란하다"고 했다.
이는 최근 '노동시간 유연화' 추진 과정 논란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정부는 '노동시간 유연화'가 MZ세대 노동자들의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주69시간 근무제' 프레임에 갇혀 여론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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