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처법 위반 대기업 오너 첫 기소…산업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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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은 기자
입력 2023-04-0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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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처음으로 기업 소유주(오너)인 그룹 회장을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위반죄로 기소하면서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산업계는 중처법으로 기업 회장들이 줄줄이 ‘범죄자’로 내몰릴 경우 기업 경영 리스크만 커지게 된다며 정부의 조속한 법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3일 산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의정부지검 형사4부(부장 홍용화)는 정 회장이 중대재해법상 경영책임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그를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실질적이고 최종적 권한을 행사한다면 대표이사나 최고안전책임자(CSO) 등 직함과 관계없이 경영책임자로 볼 수 있다고 봤다.

그동안 중대재해법으로 기소된 11건은 모두 ‘대표이사’가 기소된 사건으로, 오너가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정 회장이 △사고현장 채석작업 방식을 ‘직접’ 결정한 점 △사고현장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었던 점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직원에 안전보건 업무 등에 관한 ‘구체적 지시’를 내린 점 등을 근거로 ‘실질적·최종적 권한을 행사했다’고 봤다.

이에 대해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그동안 검찰이 대표이사만을 경영책임자로 특정해 기소한 것과 달리 사고기업의 대표가 아닌 그룹의 회장을 직접 중처법 의무주체로 판단해 책임을 묻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경총은 "현행 중처법상 경영책임자가 될 수 있는 자는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대표이사)이나 CSO 등 이에 준해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라며 "회장이 그룹사의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핵심사항에 대해 의사결정 권한을 행사할 수 있으나 그룹사 개별기업의 안전보건업무를 직접 총괄하고 관리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의 그룹 회장 기소는 현행 중처법의 경영책임자 개념이 불명확한 상황에서 수사기관이 중처법 의무주체를 확대·해석해 적용한 기소로 보인다"면서 "경영계는 향후 경영책임자 대상을 둘러싼 논란으로 인해 기업경영의 불확실성이 증대되지 않도록 정부가 시급히 중처법 개정을 추진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사진=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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