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모르는 전선 투톱, 수주잔고만 5조···해저케이블이 '황금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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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입력 2023-04-06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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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S전선 3.2조·대한전선 1.5조 수주

  • 美 IRA 등 신재생에너지 수요 증가

  • 올해 해저케이블 신공장 가동도

케이블 시장이 활황을 맞았다. 전 세계적인 친환경 흐름에 신재생에너지 인프라가 점차 확대되면서다. 국내 전선 기업들 역시 대규모 수주가 잇따르며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수주잔고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는 해저케이블 사업을 본격화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드라이브를 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침체로 대부분 산업이 불황을 겪는 반면 케이블 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다. 국내 전선 시장의 양강인 LS전선과 대한전선은 지난해 말 기준 사상 최대 수주잔고를 나타냈다. 지난 한 해 수주한 사업이 그만큼 많고, 아직 공급하지 않은 케이블 양이 사상 최대라는 의미다.
 
LS전선과 대한전선은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가 각각 3조2326억원, 1조5100억원을 기록했다. 양사를 합치면 총합 4조7426억원으로 수주잔고만 약 5조원에 달한다. LS전선이 3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S전선의 경우 해저케이블 사업에 역점을 두며 상승세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해저케이블 분야 사업에서만 1조2000억원의 공급권을 따냈다. 여기에 올해 5월부터는 해저케이블 생산능력을 현재보다 1.5배 이상 확대해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이달 말경 동해 제1사업장 인근에 제2사업장의 문을 열면서다. 두 곳 모두 해저케이블을 생산한다. 다음 달 초 제2사업장의 완공식을 개최하고, 곧바로 공장 가동에 들어간다. 또한 2025년까지 이번 제2사업장 신설을 포함해 동해사업장에 2600억원을 들여 투자를 지속할 예정인 만큼 캐파(생산능력)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여기에 더해 올해 7월에는 KT서브마린 최대주주에 올라 시너지를 확대한다. 지난해 252억원으로 지분 16%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 콜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해 449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총 701억원에 지분 43.8%를 확보한 것이다.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배경에는 전문역량 육성을 통한 사업의 턴키(일괄) 수주에 목적이 있다. LS전선이 케이블을 생산하고, 이를 KT서브마린이 시공을 맡아 케이블 프로젝트를 일괄 수주하겠다는 취지다. 이 경우 수주 규모는 자연스레 더 커지게 된다. 이에 기존 LS전선의 포설선 ‘GL2030’도 KT서브마린이 인수한 상태다.
 
대한전선도 지난해 수주잔고가 전년(1조655억원) 대비 42% 급증하며 성장세에 들어섰다. 이는 특히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하며 수요가 많아진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확대 사례가 많아지며 연계된 전력망 사업을 수주하게 됐다.
 
실제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북미 시장에서만 3억 달러(약 3962억원)를 수주했다. 이는 미국에서 따낸 수주 성과 가운데 사상 최대 수준이다. 그중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분야는 8000만 달러에 달한다. 대표적으로 캘리포니아주 동쪽 사막에 건설할 태양광 발전소에 연계되는 전력망 구축 사업을 맡기도 했다.
 
올해 말에는 당진 신공장을 가동하며 해저케이블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그간 기존 당진공장에서 해저케이블 사업을 일부 해왔지만, 내륙에 위치해 소규모만 생산 가능했다. 이에 올해 하반기 임해공장을 준공하고, 해상풍력 단지에 사용하는 내부망은 물론 외부망 케이블도 생산할 수 있도록 설비를 구축한다.
 
업계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인프라를 새로 만들어야 하다 보니 케이블 수요가 많아지는 상황”이라며 “해저케이블이 가장 성장 기대가 높은 분야 중 하나라 경쟁력을 키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LS전선이 동해시 사업장 인근 동해항에서 해저케이블을 선적하고 있다. [사진=LS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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