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테일 채권 경쟁에 A2 전단채도 개인 판매… 금리 높아도 리스크 주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재빈 기자
입력 2023-04-06 17: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전단채·ABSTB) 리테일 판매가 확대되고 있다. 자금을 짧게 운용하면서 기준금리 대비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어 개인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부동산 시장 불안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높은 단기채도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되고 있어 손실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지난해부터 리테일 채권 판매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 삼성증권을 선두로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등이 리테일 채널을 통한 채권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선두 그룹을 달리고 있는 KB증권의 경우 지난 1월에만 1조8000억원어치를 판매했다.

리테일 채권 판매는 주로 지점을 통해 이뤄진다. 투자자가 PB에게 채권 투자를 문의할 경우 목표수익률과 투자자성향 등을 고려해 종목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판매가 진행된다. 일부 증권사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 온라인을 통한 판매도 진행하고 있다. 전단채는 최소투자금액이 1억원이지만 개인투자자도 별도의 제약 없이 투자가 가능하다.

이들 증권사가 판매하는 채권에는 PF전단채도 포함된다. 부동산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주체가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익을 담보로 발행하는 PF전단채는 통상 3개월 만기로 발행돼 기준금리 대비 높은 수익률을 제공한다. 대부분 증권사나 건설사가 신용보강을 제공하기 때문에 사업장이 부실화돼도 신용을 보강한 기업으로부터 원금과 이자를 보장받을 수 있다.

A증권 PB는 "PF전단채 연환산 금리는 A1 등급 기준으로 3.9~4.1% 수준"이라며 "목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려는 투자자들이 주로 찾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부동산시장 불안으로 인해 PF 사업장 리스크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A2 등급 전단채도 리테일 채널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7만5438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6만8148가구) 대비로는 7290가구(10.70%), 2021년 말(1만7710가구) 대비로는 5만7728가구(325.96%) 급증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대구가 1만3987가구로 가장 많았고 경북(9074가구)과 충남(8456가구), 경기(7288가구) 등이 뒤를 이었다.

B증권 PB는 "전단채에 증권사의 신용보강이 있어도 손실이 절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부동산PF가 동시다발적으로 부실화되면서 신용을 보강한 증권사도 어려움에 처하게 되면 이자는 물론 원금도 보장받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리테일 채권 판매를 두고 증권사간에 경쟁이 붙으면서 상대적으로 미분양 가구수가 많은 지방사업장 PF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A2 등급 전단채를 판매하는 사례도 있다"며 "PF 위험노출액이 높은 증권사가 신용보강을 한 전단채에 투자할 때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개인투자자 손실 발생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감독당국은 아직 증권사의 PF전단채 리테일 판매를 주목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PF 리스크와 관련해 개별 사업장과 증권사 유동성 현황을 주목하고 있다"면서도 "PF 전단채 리테일 판매에 대해서는 별도로 모니터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리테일 채권 판매량이 높은 증권사 관계자들도 정기적인 판매 현황 자료 외에는 감독당국으로부터 자료 제출을 요구받은 바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