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의 김학용, 3선의 윤재옥 의원 둘 중의 한 명이 오늘(7일) 국민의힘 원내대표로 낙점된다. 두 사람 모두 친윤(親尹·친윤석열)계로 분류돼 이번 선거의 향배는 당일 투표 직전까지도 ‘오리무중’이라는 게 국민의힘 의원들의 중론이다.
재미있는 것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오히려 이번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주호영 원내대표와 협상 파트너였던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임기를 한 달여 남짓 남겨둔 터라, 민주당도 최근 원내대표 하마평이 무성하다.
후임 원내대표 출마를 고려 중인 민주당 의원 중 일부는 새로운 여당 원내대표 면면에 따라 미리 써둔 ‘출사표’를 새로고침할 가능성이 크다. 카운터파트너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위기의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대여(對與) 메시지가 특히 중요하고, 그것이 곧 표심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학용 의원과 윤재옥 의원 두 사람 모두 원내대표로서 자질에는 손색이 없다고 본다. 4선의 관록과 특유의 친화력을 가진 김 의원과 지난 대선 상황실장을 역임하는 등 꼼꼼한 업무력이 특기인 3선의 윤 의원을 두고 당내 특별히 싫어하는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이에 따라 여당 의원들의 표심을 좌우할 최대 변수는 역시 ‘(새 원내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얼마나 유리한 카드를 꺼낼지’ 여부다. 내년 총선에 적용될 ‘선거제 개편’의 협상 책임자가 바로 원내대표이기 때문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김·윤 의원 둘 다 지난 5일 나란히 밝힌 출마 선언에서 선거제 개편 협상을 통해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김 의원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 환경노동위원장을 거치며 예산안과 선거법 등 민감한 협상을 성공적으로 처리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연한 협상력도 강조했다. 그는 “야당 의원과의 친분과 신뢰를 토대로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고, 합의 도출을 위해 진정성 있게 임하겠다. 헌법 가치를 부정하는 범위가 아니라면 어떤 일이든 더불어민주당과 가슴을 열고 대화하겠다”고 했다.
윤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은 경험을 상기하며 “당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특검 도입의 실무협상을 책임졌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분열된 힘없는 야당이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협상하고 또 협상해 최상의 결과를 끌어냈다”며 끈기의 협상력을 갖춘 원내대표 후보임을 강조했다.
여당의 한 의원은 “지금 의원들의 최대 관심사는 총선 외에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라며 “조금이라도 (국민의힘에) 유리하게 선거제 협상을 이끌어 갈 원내대표가 누구일지, 두 후보의 캐릭터와 경험, 협상력 등을 자세히 따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의 표심이 ‘중대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소속 의원 115명 중 초선이 63명(54.8%)에 달하기 때문이다.
선거 초반 제기됐던 ‘지역 안배론’은 한풀 꺾인 상황이다. 앞서 김기현 당 지도부 구성이 영남권 일색이라 수도권 원내대표(김학용·경기 안성) 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그러나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에서 여야끼리 협치하는 역할이기에, TK 원내대표(윤재옥·대구 달서을) 여부를 따지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의견도 많다. 실제로 지난 2020년 총선 때 수도권 출신 원내대표(심재철·안양 동안을)가 선거를 이끌었지만, 참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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