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발간한 '경제동향 4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면서 "서비스업은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제조업이 위축되며 경기 부진이 지속됐다"고 밝혔다. 앞서 KDI는 지난달 경제동향에서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는데, 이달도 여전히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본 것이다. 다만 '내수 둔화'라는 표현은 사라졌다.
구체적으로 수출은 글로벌 경기둔화로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3월 수출은 전월(-7.5%)보다 감소폭(-13.6%)이 확대됐으며, 국가별로는 대(對) 중국 수출의 감소폭이 확대된 가운데 중국을 제외한 지역으로의 수출도 부진이 지속됐다.
특히, 반도체 등 제조업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KDI는 "최근 반도체 경기는 과거 위기 시의 최저점과 유사한 수준까지 확대하면서 경기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KDI는 "계절조정 기준으로는 전월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쳐, 설비투자는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또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어 설비투자 수요가 제한적임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건설투자와 소비의 부진이 완화됐다는 것이다. KDI는 "건설투자는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확대됐다"며 "특히 건설비용 증가세가 완만해지고, 건설 관련 심리지표도 개선되는 등 건설투자의 회복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가 일부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선행지표인 건설수주(-7.4%)가 토목부문을 중심으로 감소, 부동산경기의 부진이 지속되는 등 건설투자의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도 상존했다고 덧붙였다.
소비의 경우 자동차 소매판매액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해외 관광객의 유입으로 서비스업생산 증가폭도 확대되는 등 소비가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2월 소매판매는 내구재 및 준내구재가 증가했으나, 비내구재 감소폭이 확대되며 전월(-0.9%)과 유사한 –0.8%의 증가율을 보였다. 다만, 계절조정 전월대비 기준으로는 5.3% 증가하며 소매판매의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게 KDI의 설명이다. 서비스업생산은 방역조치 완화에 따른 대면활동 확대로 전월(4.8%)보다 높은 7.2% 증가했다.
금융시장도 해외 은행권 부실 사태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시장은 안정된 모습을 유지했다. 실제 상장채권을 중심으로 외국인의 순매수가 지속된 가운데 회사채시장과 단기자금시장의 안정세도 유지됐다. 상장채권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2월 2조8000억원에서 3월 11조5000억원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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