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다 신임 BOJ 총재 임기 시작...양적완화 탈출구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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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3-04-0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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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저로 인한 고물가로 11개월 연속 실질임금 감소세

  • 시장 전문가 "6월 이후 YCC 조정 가능성"

  • 시장 투기 막는 기술적 접근 필요성 대두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후보가 지난 2월 24일 일본 도쿄 중의원(하원)에서 열린 청문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우에다 가즈오 신임 일본은행(BOJ) 총재의 시간이 시작됐다. 우에다 총재는 지난 10년간 BOJ가 지속해 온 양적 완화 및 미국과 금리 격차로 인한 부작용을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마주하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우에다 총재가 언제 양적 완화를 철회하느냐로 모아진다. 금융시장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양적 완화의 탈출구를 찾는 일이 우에다 총재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NHK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우에다 총재 임기가 시작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첫 경제학자 출신 BOJ 총재인 그는 학문적 깊이와 실무적 경험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쿄대 경제학부 교수 출신으로 1998~2005년 7년간 BOJ 정책위원회 심의위원을 지냈다. 2000년 제로금리 정책 해제 관련 찬반 투표에서 반대를 고수한 점은 그의 높은 통찰력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여전히 회자된다. 

우에다 총재는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데도 불구하고 BOJ는 당분간 완화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 2월 중의원 청문회에서 우에다 총재는 "금융 완화를 계속해 경제를 확실히 지원할 필요가 있다. 기업이 임금 인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만 우에다 총재는 일본 국채를 무제한 매입해 국채 금리를 통제하는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에 대한 부작용도 인정했다. 그는 "금융 완화가 지속되면서 다양한 부작용도 따르고 있다. YCC 정책을 어떻게 고칠지 구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우에다 총재가 이른 시기에 양적 완화를 철회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당장 엔저로 인한 부작용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일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근로통계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2월 실질임금은 지난해 동기 대비 2.6% 감소하며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명목 임금이 1.1% 올랐지만 물가가 너무 크게 오른 탓이다. 임금 인상으로 실질 임금을 끌어올리겠다는 우에다 총재 계획이 어그러지고 있는 것이다. 

YCC 자체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YCC를 유지하기 위해 일본 국채 발행량 중 50.2%를 BOJ가 매입하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시장금리를 왜곡하고 BOJ 부담을 키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에다 총재가 취임한 이후 △YCC 정책 폐지 △장기금리 변동 폭(현재 ±0.5%) 확대 △YCC 정책 대상을 10년물 국채가 아닌 5년물 국채나 2년물로 변경 등을 취할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YCC가 조기 수정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금융조사업체 퀵(QUICK)과 닛케이 벨리타스가 지난 3월 6일부터 8일까지 시장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75명 중 절반이 4월이나 6월에 BOJ가 YCC를 수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BOJ 금리 발표는 4월 28일과 6월 16일로 예정돼 있다. 

무엇보다도 금융시장에 혼란을 최소화하는 기술적인 출구 전략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엔화와 일본 국채 보유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면 엔캐리 트레이드(엔화를 빌려 해외 투자를 하는 것)가 줄고 미국 등 글로벌 채권시장에 불안정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BOJ 관계자는 닛케이에 "YCC 조정은 하나의 선택지"라며 "이 조치가 시기상조적으로 비치게 되면 리스크가 있다. 우리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키노 준이치 SMBC니코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YCC 조정 시 투기·금리 급등 방지 차원에서 금리 변동 허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시장과 소통을 개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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