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크리시 프라사드 VM웨어 수석부사장 "AI가 클라우드 소비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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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3-04-1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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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비디아와 협력해 AI 수요 긴밀하게 대응"

  • "브로드컴 인수합병, 역대 사례와 성격 달라"

  • "클라우드 선도업체로서 韓 고객 지원 계속"

  • "프라이빗 수요 여전, 멀티 클라우드 기회 커"

  • "각국 통신사와 다양한 클라우드 협업 전개"

크리시 프라사드 VM웨어 클라우드 인프라 비즈니스 그룹 수석 부사장 겸 총괄 관리자 [사진=VM웨어코리아]


다국적 소프트웨어 업체 VM웨어가 전 세계 IT·데이터센터 수요를 잠식하고 있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의 공세에 맞서 기업용 인공지능(AI) 개발·운영 솔루션 시장으로 보폭을 넓힌다. 자사 기술 생태계 중심의 ‘멀티 클라우드’ 비전을 AI 인프라 영역으로 확장하겠다는 포석이다.

아주경제는 이달 방한한 크리시 프라사드(Krish Prasad) VM웨어 클라우드 인프라 비즈니스 그룹 수석부사장 겸 총괄 관리자와 격변하는 전 세계 IT 인프라 시장에 대한 VM웨어의 비전과 전략을 주제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프라사드 수석부사장은 미래 클라우드 핵심 시장으로 고성능 AI 서비스 개발·운영 환경을 지목했다.

다음은 프라사드 수석부사장과 일문일답한 내용.

-2022년 5월 브로드컴이 610억 달러(약 80조원)에 VM웨어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각국 기업결합 심사 절차가 길어지고 있고 인수합병 승인을 장담할 수 없지만, 인수 후 한국 시장에서 VM웨어가 철수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과거 브로드컴에 인수된 CA테크놀로지스나 시만텍(현 ‘노턴라이프록’)도 사실상 한국에서 사업을 접었다. 브로드컴은 VM웨어 순부채 80억 달러를 떠맡는 조건으로 인수 계약을 체결했는데, 요즘처럼 금리 부담이 큰 시기에 부채 부담을 덜려면 상대적으로 매출 규모가 작은 시장을 더 쉽게 포기할 것 같은데.

“규제 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이 늦어지는 상황은 우리가 예상한 바다. 브로드컴과 VM웨어 인수합병 계약은 매우 큰 딜(deal)이다. 심사가 장기화하는 건 전형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며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라 전혀 놀랍지 않다. 브로드컴 경영진은 VM웨어 인수합병이 회사의 2023 회계연도(올해 10월 30일) 안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고객사가 브로드컴에 인수된 기업이 진출한 기존 시장에서 사업을 철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는데, 나는 VM웨어 인수가 역대 브로드컴의 소프트웨어 기업 인수합병과 성격이 다른 거래라고 얘기할 수 있다. 우선 기존 인수합병 대비 거래 규모가 아주 크고, 이번에 인수되는 VM웨어는 사업을 영위하는 분야에서 시장 선도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VM웨어 솔루션을 미션 크리티컬 워크로드에 도입한 고객이 전 세계에 많은 데다가, VM웨어가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분야에서 점한 위치를 간과할 수 없다. VM웨어는 시장 선도 기업으로서 이런 고객을 계속 지원할 것이다. 브로드컴의 최고경영자(CEO)도 이 점에 대해 약속했다.”

프라사드 수석부사장이 말한 대로 호크 탄(Hock Tan) 브로드컴 CEO는 2022년 10월 공식 블로그를 통해 VM웨어 인수 목적이 ‘비즈니스 모델 확대’와 ‘클라우드 분야 연구개발 강화’에 있으며, 인수합병 완료 후 VM웨어 제품을 더욱 적극적으로 판매해 사업 성장과 혁신을 도모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탄 CEO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여러 클라우드를 결합한 환경에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배포하는 기술을 의미하는 멀티 클라우드가 기업 IT의 미래라고 인식한다. 탄 CEO는 VM웨어에 대해 프라이빗, 퍼블릭, 에지, 소버린(sovereign) 클라우드를 아우르는 멀티 클라우드 세계에서 여러모로 브로드컴의 솔루션을 보완한다고 강조했다.

-자체 데이터센터 운영 대신 퍼블릭 클라우드로 IT를 이전하는 움직임이 거세다. VM웨어는 가상화 기술 기반으로 선점한 데이터센터 시장을 공격받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국면에 어떤 기회가 있다고 보나.

“전 세계 고객 추세를 보면 그런 트렌드가 있긴 하지만 (주류 IT 시장이) 완전히 자체 데이터센터에서 벗어난 건 아니다. 애플리케이션 배포와 운영 관련 일부 수요는 퍼블릭 클라우드에 구동하는 게 이득이거나 용이할 수 있지만, 다른 일부는 여전히 프라이빗 클라우드에서 구동해야 한다. ‘데이터 중력(Data Gravity)’이나 구축형 IT 인프라 가까이 데이터를 관리해야 할 때 그런 니즈가 발생할 수 있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많은 고객에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고 기업 IT 시장에서 (자체) 데이터센터 수요가 완전히 없어졌거나 쇠퇴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오늘날 고객에게 멀티 클라우드를 운영하기 위한 선택지를 풍부하게 제공한다. 기업 고객 70% 이상이 두 개 이상의 클라우드 환경을 운영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관건은 상이한 클라우드 유형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다. 관리의 복잡성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됐다. VM웨어는 우리 기술 기반으로 구축된 (프라이빗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든, 퍼블릭 클라우드든, 일관된 운영 방식을 적용하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프라사드 수석부사장이 언급한 데이터 중력은 IT 인프라의 특성 중 ‘데이터가 많이 모여 있는 곳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데이터가 더 빠르게 집중되는 경향’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다국적 데이터센터 기업 디지털리얼티가 처음 고안했다. 과거부터 기업 자체 데이터센터에 구축된 IT 환경에 여전히 많은 데이터가 쌓여 있고, 이를 통합하거나 빠르게 연계하기 위해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운영해야 하는 수요가 크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크리시 프라사드 VM웨어 클라우드 인프라 비즈니스 그룹 수석 부사장 겸 총괄 관리자 [사진=VM웨어코리아]


-멀티 클라우드 시장 관점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

“다른 지역은 시장 초기 두세 개 멀티 클라우드를 구축해 운영해 본 뒤 이것이 IT 관리 업무의 복잡성을 높이는 현상을 초래한다는 것을 먼저 경험했다. 기업들이 클라우드마다 서로 다른 관리 프로세스, 도구, 스킬 세트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한 발 뒤로 물러나 좀 더 스마트한 방법으로 멀티 클라우드를 구축하기 위한 교훈을 얻어 가는 단계를 밟고 있다. 이들의 목적은 멀티 클라우드를 구축하면서 IT 복잡성을 줄여 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를 사용하면서 일관된 관리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VM웨어 솔루션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이러한 시행착오를 건너뛰고 있다. 처음부터 VM웨어의 제품과 솔루션을 활용해 기업에 필요한 멀티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 (적절한 기술을 도입하지 않아) 겪은 IT 복잡성 문제나 관리 부담을 생략한 것이다.”

-기업 고객은 AI 기술을 활용하는 새로운 가치 제안을 기대한다. AI 모델 개발과 운영 관련 인프라 시장 기회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나. 이 분야에서 프라이빗 클라우드가 퍼블릭 클라우드 대비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보나.

“(AI 운영 인프라 ) 시장 선두 기업은 엔비디아라고 할 수 있다. 우리도 엔비디아와 긴밀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함께 일하고 있다. 작년에 양사 협업을 통해 VM웨어 플랫폼에서 AI 워크로드를 처리하는 기술을 강화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VM웨어 기술로 가상화한 환경에서 가상화하지 않은 것처럼 뛰어난 성능을 낼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가상화 환경에서 AI 운영 인프라의 (컴퓨팅 자원 효율을 높여) 막대한 성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고객에게 매력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클라우드 시장에서 AI는 부차적인 수요가 아니라 ‘대세(mainstream)’라고 생각한다. AI 애플리케이션을 고객사 클라우드 주류 사용 사례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기업이 AI 추론과 훈련 등 부분적인 기능 뿐 아니라 모든 애플리케이션에 필요한 AI 기능을 활용하기 위해 VM웨어가 제공하는 고성능 AI 워크로드 기술이 필요하다.”

-삼성전자와 추진 중인 통신 클라우드 협력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리고 한국 통신사는 5G 무선 접속망(RAN) 인프라 시장에서 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와 협력하고 있다. 이들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한국 시장에서 사업을 전개한 VM웨어가 통신사와도 협력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통신 분야는 과거 가상화가 이뤄지지 않았던 영역인데, 소프트웨어 정의 인프라 구축 여정을 밟아 가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분야다. 클라우드 기술 제공자로서도 통신 업종은 흥미로운 산업이다. VM웨어는 전 세계 다양한 통신 업종 고객사와 핵심 파트너십을 마련하기 위한 기회를 찾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예외 없이 그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VM웨어에 훌륭한 고객이자 파트너사로, 우리가 고객사의 요구를 경청하면서 향후 핵심적인 혁신 기술 도입 로드맵을 짜는 과정에 좋은 가이드를 제공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 한국에서는 통신(Telco) 분야에 공개할 만한 파트너십이 없지만, 전 세계에서 주요 통신사와 클라우드 사업 분야에 다양한 협업을 전개하고 있고 추가 (파트너십 구축) 기회를 찾고 있다. 지켜 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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