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휘두른 칼에 흔들리는 한국] 배터리 업체는 한숨 돌렸지만 중국산 광물 배제 '발등의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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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란 기자
입력 2023-04-1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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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쉐보레 등 5개車 보조금 대상 포함

  • 2025년까지 中의존도 축소 큰 부담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새 세부지침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이 지난해 41개에서 22개로 축소됐다. 중국산 배터리를 쓴 전기차가 제외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내 배터리업계는 고객사인 GM과 포드가 새 기준을 맞춘 것을 확인하고 한숨 돌렸지만 마냥 안심할 수 없다. 2025년 전까지 중국 핵심 광물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하는 부담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미국 국세청(IRS)은 17일(현지시간) IRA 세부지침에 따라 최대 7500달러까지 보조금을 받는 전기차 차종 22개를 발표했다. 이 중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배터리가 탑재됐다고 알려진 5개 차량이 보조금 대상에 포함됐다. △쉐보레 볼트·볼트EUV·이쿼녹스 △캐딜락 리릭 △포드 F-150  등이다.

이날 테슬라 모델3 일부 모델은 보조금을 반밖에 못 받게 됐다. 또 현지에서 조립되는 제네시스 GV70는 이전에는 보조금 대상이었지만 이번엔 제외됐다. 이를 두고 IRA 세부지침이 사실상 배제한 중국산 광물과 배터리를 사용한 영향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보조금 리스트에 자사 배터리 탑재 현황을 파악 중"이라며 "광물 사용 비중 등을 밝히는 건 기업 비밀이라 공식 발표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 업체로서 IRA 세부지침은 '양날의 칼'인 상황이다. 중국산 배터리 사용에 제동이 걸려 국내 배터리 업체가 유리한 상황이지만 앞으로는 배터리 제조에 중국산 광물을 아예 배제해야 해 하루빨리 공급처를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한국 기업의 배터리 핵심 소재인 수산화나트륨은 중국 의존도가 84%에 이른다. 이 밖에도 코발트(77.6%), 천연흑연(87.4%), 이산화망간(69.6%), 산화·수산화니켈(69%) 등 다른 광물도 중국 의존도가 높다.

앞서 미국 재무부가 지난달 31일 공개한 IRA 세부지침에 따르면 우리 업체가 배터리 핵심 광물을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수입해도 한국에서 가공해 50% 이상 부가가치를 창출하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당장은 중국산 핵심 광물을 한국에서 가공해 쓸 수 있지만 2025년부터는 이조차 아예 막힐 수 있다. IRA는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부품은 2024년부터, 핵심 광물은 2025년부터 '외국 우려 단체(foreign entity of concern·FEOC)'에서 조달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IRA 내 FEOC 가이던스는 추후 발표되는데 중국, 러시아, 이란이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중국산 의존도가 9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이 부분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향후 FEOC 가이던스 등에 따라  2025년부터는 보조금 전액을 받는 전기차 모델이 현재 22종에서 5종 미만일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현재 IRA 세부지침에 따라 중국산 광물로 50% 이상 부가가치를 창출했다고 설명해야 하는 국내 기업들에 대한 재무부 측 판단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로비스트업계에 따르면 재무부는 국세청이 IRA 충족 요건을 해석하는 데 있어 다소 유연하게 해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단순히 중국산 광물 가격 대비 가공품 가격이 50% 증가했다는 수준이 아니라 세부 내역을 따져 광물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IRA 세부지침이 한국 배터리에 무조건 호재라고 보는 시각이 많은데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 합작사 얼티엄셀즈 배터리 공장 조감도 [사진=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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