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김 대표는 지난달 조계종을 찾은 데 이어 이날 천주교까지 예방해 종교계 목소리를 경청했고, 이에 앞서 경영계인사들과 만나 정책 정당을 향한 비전도 공유했다.
김 대표는 최근 정통 보수층만 품는 '집토끼' 전략에서 벗어나 외연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4.19 기념식을 기점으로 중도우파와 부동층까지 세 확장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명동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정순택 대주교를 만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김기현, 천주교 대주교 예방…"희생정신·박애 되새기겠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4시 서울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정순택 대주교를 만나 "정치권이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화해, 사랑, 평화 이런 것들이 가슴에 많이 와 닿는 그런 부활절"이라며 "예수님이 보여주신 희생정신과 박애를 되새기겠다"고 말했다.
정 대주교는 "전국 곳곳에 큰 산불이 있었는데 김 대표가 그 현장에 직접 방문하고 챙겨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여러 어려움이 있는 국민을 잘 챙기는 데 힘을 써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또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활절 메시지에서 세계 각국의 정치 지도자에게 '인권과 민주주의 원칙을 존중하면서 사회적 상처를 치유해나가는 정치를 펼치는 데 힘써달라'고 했다"며 "종교를 떠나 교황님 말씀을 귀담을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제언했다.
지난 3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도 예방한 김 대표는 향후 개신교, 원불교 등 다른 종교 지도자도 차례로 예방할 계획이다.

손경식 경총 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열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초청 정책 간담회에서 김 대표에게 경영계 건의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란봉투법 통과되면 안돼...중대재해법도 개정해야"
김 대표는 이날 천주교 정 대주교 예방 직전에는 재계 단체와 만나 정책 정당 수장의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경영계가 우려하는 일명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에 대한 '처리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하며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관에서 열린 정책 간담회에서 "노란봉투법을 처리하고자 하는 세력이 대한민국을 위한 것인지, 국민을 위한 것인지 강한 의문이 제기된다"며 "우리 당에서는 (법안이) 통과되면 안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서도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인들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모호한 법 규정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고, 모든 것을 처벌 능사로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 문제도 당장 당면해 있는 숙제"라며 "사회 통념상 적절한 수준에서 잘 결정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기업이 성장해야 투자가 늘고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하는 것이 국민의힘 보수 정당이 가지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가치"라며 "기업과 근로자를 갈라치기 하고 갈등을 키우는 움직임은 참으로 안타깝다"며 경영계 입장을 대변했다.
이에 이동근 경총 상근 부회장은 "노란봉투법이 최종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에서 통과된다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주기를 바란다"고 건의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현행 연공형 임금체계를 직무와 성과 중심으로 개편해 보상의 공정성을 제고하고 근로자의 동기부여를 촉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근로 시간 문제도 연장근로 정산 단위를 현재 1주 단위에서 월이나 분기, 또는 반기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총은 이날 김 대표에게 △근로 시간 유연성 확대 △파견·도급 규제 완화 △노조법 2·3조 개정 추진 중단 △사업장 점거 금지 △부당노동행위 제도 개선 △중대재해처벌법 명확화 및 처벌 수준 합리화 등을 담은 경영계 의견을 담은 정책건의서를 전달했다.
간담회에는 국민의힘에서 김 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임이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강민국 수석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경영계에서는 손 회장과 이 상근부회장을 비롯해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정상빈 현대자동차 부사장, 권오갑 HD현대 회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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