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 작년 재미 본 非상사 업무로 전환···투자 리스크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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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3-04-24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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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합상사, 4곳 영업익 8000억대서 2조로

  • 포스코인터·LX인터, 친환경 포트폴리오

  • 원자재가격·유가 등 중개무역 마진 재미

  • 올 들어 가격 안정세···리스크 부각 우려

지난해 원자재·자원 가격 급등이라는 호재에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종합상사들이 이를 기회로 비(非)상사 업무를 크게 늘리겠다는 포부다. 다만 올해 원자재·자원 가격이 예년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 경기 위축이 겹쳐 비상사 업무를 늘려가는 데 따라 리스크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종합상사들이 지난해 엄청난 수익성을 기록했다. LX인터내셔널과 포스코인터내셔널, SK네트웍스와 GS글로벌 등 종합상사 4곳의 지난해 영업이익 합계는 2조92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년 전 7905억원 대비 164.74% 늘어난 수준이다.

종합상사 영업이익 합계는 종전까지 8000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1조4024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2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발발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자원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는 일반 제조업과 달리 종합상사업계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면 중개무역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마진이 늘어난다. 또 유가 등 자원 가격이 오르게 된다면 자원 개발 사업에서 이익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같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상사업계는 일제히 비상사 사업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실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5년까지 에너지사업에 3조8000억원을 투자해 친환경에너지 전문기업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SK네트웍스도 국내 소비재와 렌털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LX인터내셔널도 석탄 사업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친환경 포트폴리오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올해 원자재·자원 가격이 예년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종합상사에 사업 전환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국제유가는 지난해 일평균 배럴당 96달러 이상에서 거래됐다. 그러나 올해는 80달러 안팎으로 16% 넘게 줄었다.

이같이 원자재·자원 가격이 하락하고 올해 경기 위축이 겹치면서 투자에 따른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대부분 종합상사가 비상사 사업 확대 초창기 단계라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 힘든데 투자를 지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이 같은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SK네트웍스는 2010년 철광석 관한 운영기업 MMX에 총 8200억원가량 자금을 투입해 사업 다각화를 진행했으나 개발 계획이 지연되면서 지분가치 전부를 손상처리하는 등 손실을 입은 바 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최근 2년 동안 우호적인 영업 환경이 불리한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업황 전반이 저하된 상황에서 투자가 확대된다면 레버리지가 급격히 상승해 리스크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상사업계에서는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사업 다각화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최근 제조업체가 직접 수출하거나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상사 업무에만 매달릴 수 없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코로나19 이후 전자상거래가 확산되면서 더욱 전통적 상사업무가 흔들리고 있다는 시각이다.

상사업계 관계자는 "과거 국내 기업들이 해외사업 역량이 취약하고 네트워크 기반이 다변화하지 못했던 시기에 수출에서 상사가 큰 역할을 맡아야 했지만 4차 산업혁명이 예고된 상황에서 이전 같은 업무에 매달려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경기 평택시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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