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어느덧 1330원대로 재진입했다. 미국의 긴축 기조 장기화에 위험회피 심리가 여전한 가운데 아시아 통화 약세 흐름까지 맞물리면서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향후 환율 움직임을 예상할 때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는 전망이 높아 1350원대까지도 올라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2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1328.2원)보다 4.3원 올라선 1332.5원으로 개장한 뒤 현재 1330원대에서 등락 중이다.
간밤 달러화는 견고한 구매관리자지수(PMI)에 기대 강세를 보였다. 민간 기업의 신규수주가 확장 추이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 내 경기침체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 다만, 유럽MPI 호조 속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들도 아직 금리중단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에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전거래일보다 0.02% 내려선 101.8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환율이 상승 압력을 더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긴축 가능성이 여전히 원화를 비롯해 아시아 통화 약세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환율 상승 여력이 여전히 남아 있어 1350원대까지도 올라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JP모건 등이 중국 경제 성장률을 상향조정했음에도 위안화가 달러당 6.9위안 수준에 머무르는 것도 이런 미국 긴축 기조에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미국 PMI가 제조업·서비스업 모두 견고한 수치를 보인 것은 미국 경기침체 우려를 약화시킴과 동시에 추가 긴축 가능성을 높인다. 며칠 남지 않은 4월 배당금 역송금 물량이 하단을 지지할 수 있다는 점 역시 강달러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주 환율 구간은 1290원에서 1350원으로 예상한다"면서 "원화 가치 안정 요인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25일 국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원화 가치 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다만 이때 시장 예상치를 하회할 경우에는 원화 가치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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