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서울 영등포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는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웨이브의 2023 콘텐츠 라인업 설명회가 진행됐다.
이날 웨이브는 방송계 파란을 일으켰던 예능프로그램 '피의 게임'과 '남의 연애'의 시즌2를 비롯하여 영화 '데드맨' '용감한 시민', 시리즈 '박하경 여행기' '거래' '청담국제고등학교', 해외 시리즈 HBO 맥스 '러브 앤 데스(Love & Death)', NBCU '배드 비해이비어 (Bad Behaviour)', NBCU '타운 콜 말리스 (A Town called MALICE)', CBS '씰팀6(SEAL TEAM S6)' 등 다채로운 장르의 라인업을 소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지난 2021년 방송가를 뒤흔들었던 예능프로그램 '피의 게임' 시즌2였다. 웨이브가 강력하게 밀고 있는 예능 대표 콘텐츠다. 두뇌, 피지컬 최강자들이 '사냥하 것인가, 사냥할 것인가'를 두고 벌이는 극한의 생존 서바이벌이다.
영화는 조진웅·김희애·이수경 등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데드맨'과 동명 웹툰 원작의 '용감한 시민'이 출격한다.
'데드맨'은 이름값으로 돈을 버는, 일명 '바지사장계'의 에이스 이만재(조진웅 분)가 1,000억 횡령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 후 진범을 찾기 위해 나서는 이야기. '바지 사장'이라는 소재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 그리고 반적을 거듭하는 스토리 전개가 인상 깊다.
하준원 감독은 "투자 결정 후 코로나19로 한국 영화계가 힘들었다. 투자 상황은 최악이었고 촬영 현장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기에 이렇게 웨이브를 통해 공개할 수 있게 되어서 제겐 의미가 남다르다"라고 말했다.
조진웅·김희애 등 캐스팅과 관해서는 "베테랑 배우들이 노출이 많이 돼 있는데 그들을 낯설게 보이게끔 하고 싶었다. 신선함을 찾고 싶었다. 한 번도 한 화면에서 만나지 못했던 이들이 만난다면 새로운 느낌이 많이 들 거로 생각했다"라고 거들었다.
하반기 공개 예정인 영화 '용감한 시민'은 한때 복싱 기대주였던 '소시민'(신혜선 분)이 정규직 교사가 되기 위해 참아야만 하는 불의와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권미경 대표는 "'용감한 시민'은 '시민'이라는 정의롭지 못한 주인공이 일련의 사건으로 각성하게 된다. 처음 그의 행동은 일상의 우리와 같다. 목소리를 내야 하는 상황 속 우리에게 필요한 영화가 아닌가 싶다. 웨이브에서 투자를 해주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영화의 위기 속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과의 협업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권 감독은 "코로나로 인해 공개하지 못한 영화가 많다 보니 영화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어려움이 많다"라며 "(넷플릭스는) 영화가 OTT 플랫폼에서 공개되지만, 웨이브는 극장에서 공개된 후 OTT로 공개되는 것이기 때문에 상생이라 생각한다"고 극장 배제가 아닌 영화와 방송의 상생을 도모하는 플랫폼이라고 거들었다.
지난해 '약한 영웅'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었던 만큼 오리지널 시리즈물도 기대감이 높다. '박하경 여행기' '거래' 등을 소개한 웨이브는 "타 플랫폼에서 보기 힘든 다양한 장르"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박하경 여행기'는 사라져 버리고 싶을 때 토요일 딱 하루의 여행을 떠나는, 국어 선생님 박하경의 예상치 못한 순간과 기적 같은 만남을 그린 명랑 유랑기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이종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이나영이 주연을 맡았다. 한예리, 구교환, 심은경 등이 특별출연을 예고했다.
이종필 감독은 "이 작품은 하나의 앨범 같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통일성은 있지만 다 다르다. 연속극이 아니라 독립된 연작이다. 그렇다고 느슨하지 않고 밀집되게끔 했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신예 감독과 젊은 배우들이 뭉친 '거래'도 기대작이다. 유승호는 동창생 납치극에 휘말리는 '이준성' 역을, 김동휘는 충동적으로 납치극을 벌이는 '송재효' 역, 유수빈은 납치극의 희생양이 된 부잣집 외아들 '박민우'를 연기한다.
유승호는 복귀작으로 '거래'를 선택한 이유로 "소재가 독특했고, 날 것의 캐릭터를 연기해 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또 감독님이 정말 좋았다. 감독님의 전작 영화 '낫아웃'을 보았는데 '거래'와 잘 어울릴 거 같아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박민우' 역의 유수빈은 "리얼한 20대의 청춘 이야기를 담아서 공감을 많이 해주실 거 같다"라고 관전 요소를 짚었고, 김동휘는 "'친구를 납치한다'라는 소재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 않나. 그 호기심이 흡인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앞서 언급한 대로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이 한국 시장에 적극적인 투자를 선언하며 국내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는 잔뜩 위축되어 있다. 오늘(25일) 넷플릭스는 한국시장에 3조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상황.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거침없는 공세가 예고됐다.
이태현 대표는 "넷플릭스가 한국시장에 3조 이상의 자본을 투자한다는 건 반길 일이다. 자본이 시장에 들어와야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경쟁이 된다. 글로벌 플랫폼들이 그만한 자본을 투자하겠다는 건 나라 내부에서 산업이 살아난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피의 게임' '약한 영웅' 등 양질의 콘텐츠로 성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해 '약한영웅'은 상상할 수도 없는 사랑을 받았다. 화제성, 바이럴 지수 등이 모두 1위였다. 고무적인 성과다. '약한 영웅'은 제작비 규모가 블록버스터가 아님에도 비용 대비 효율적으로 만들어졌다. 현재도 북미, 유럽 등을 통해 글로벌 판매를 이어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흑자 전환 목표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영업손실을 각오했지만, 상상 이상으로 많이 나긴 했다.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좋은 스토리를 만드는게 저희의 솔루션이다. 올해 경영계획에 따라서 얼마의 흑자를 내겠다고 말씀드리긴 어렵다. 그러나 당장 흑자를 생각하진 않고 시간을 가지고 보고 있다"라며 국내 가입자를 넘어 세계 시장으로 반경을 넓혀가겠다고 전했다.
올해 양질의 콘텐츠를 발표한 웨이브는 단계적으로 수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지난해 지상파 콘텐츠를 기반으로 국내 이용자를 잡았던 웨이브는 지난해 12월 미주 플랫폼 코코와를 인수하고 해외 시장을 공략, 새 활로를 찾아 나섰다. 국내 시청자들은 HBO MAX, NBCU, CBS 등 해외 메이저 스튜디오들의 기대작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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