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크름반도 유류 저장고를 겨냥한 공습이 다가오는 봄 반격 준비의 일환이라고 밝혔다고 뉴스위크가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아침 크름반도 최대 도시인 세바스토폴에 위치한 러시아가 통제하는 유류 저장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세바스토폴은 러시아 흑해 함대의 주요 기지 역할을 하는 핵심 항구다. 드론 2대의 공격으로 시작된 이 화재는 2만1500평방피트(약 608평)의 범위로 번졌다.
나탈리야 후메뉴크 우크라이나 남부사령부 대변인은 이날 자국 TV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공격은) 모두가 기대하는 전면적인 대규모 공세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공습 주체가 우크라이나군이라고 시인했다. 이어 그는 공격으로 인해 “(세바스토폴 내 러시아 관리들이) 가족을 대피시키고 크름반도를 떠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이 넘게 지속되면서 우크라이나 정부 내에서는 크름반도를 재탈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러시아 정부가 임명한 미하일 라즈보자예프 세바스토폴 시장은 전날 성명을 통해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며 유류 저장고 공습으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을 강조했으나, 봄 반격을 앞두고 지역 내 긴장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군의 유류 저장고 공습은 우크라이나 민간인 최소 25명이 사망한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 직후 이어졌다. 앞서 러시아군은 28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중·남부 도시에 20발 이상의 순항미사일을 퍼부었다.
우만에서는 3명의 어린이를 포함, 총 23명이 사망했다. 드니프로 외곽에서는 집에 있던 엄마와 세 살배기 딸이 사망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미사일 23발 중 21발을 요격했지만, 최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도시에 가한 공중 폭격 가운데 가장 강력했다.
가디언은 앞으로 몇 주 내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을 시작할 것으로 봤다. 우크라이나와 동맹국은 지난해 가을 북동부 하르키우와 남부 헤르손 지역을 탈환했던 극적인 승리가 올해에도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유출된 미국 국방부 문서에는 우크라이나가 무기 부족을 겪을 수 있음을 예상한 내용 등이 담겨 있다.
다만, 러시아군 역시 점령지 자포리자를 지키는 데 급급한 모습이다. 러시아 민간용병 회사 와그너 그룹 대표인 예브게닌 프리고진은 최근 친(親)러시아 블로거와의 인터뷰에서 군수품이 더 많이 지원되지 않는다면 전투가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 바흐무트에서 용병을 철수시키겠다고 언급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 무기 조달 책임자들이) 우리에게 탄약 제공을 중단했다”며 탄약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CNN은 “프리고진은 신뢰할만한 사람이 아니나, 이런 갈등이 공개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모스크바가 반길만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이는 러시아 내부의 분열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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