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지역에서 생애 처음으로 아파트 등 집합건물을 매수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급매가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 대출 규제완화 등으로 자금력이 오른 무주택자들이 경기도에 생애 첫 집을 마련하는 것으로 보인다.
2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도 지역에서 생애 최초로 집합건물(아파트나 빌라, 오피스텔 상가 등 단독으로 쓰일 수 있는 건물) 매매 이전 등기를 신청한 매수인은 1만1119명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1만1223명에 이어 두 달 연속 1만명을 웃도는 수치다.
경기도의 생애 첫 주택매수자는 지난해 초까지 매월 1만건 이상을 기록하다가 집값 고점 인식과 다양한 규제 영향으로 하락하면서 지난해 10월엔 5000여건 수준으로 줄었다. 이와 비교하면 반년 새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경기도의 생애 첫 주택 매수자 비율은 2021년 초·중반 20·30세대가 '영끌 대출'(영혼까지 끌어온 대출)을 통해 집을 매수했을 당시 높은 상태를 유지하다 2022년 초부터 낮아졌다. 2021년 3월 최대 39.7%를 차지했던 비율은 2022년 초부터는 20%대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2월부터 5월까지는 20%대 중후반에 그쳤고, 6월에도 30.9% 수준이었다.
그러다가 정부가 지난해 8월부터 생애 첫 집을 마련하는 무주택자에 대해 주택 소재지나 주택가격에 상관없이 LTV 상한을 80%까지로 상향하고 대출한도도 기존 4억원에서 6억원으로 확대하면서 비중이 상승 전환했다. 또 올해 1월 말부터 무주택자와 1주택자를 대상으로 판매된 특례보금자리론의 인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거래들은 앞서 2021년 부동산 폭등기를 이끌었던 30대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경기도에서 생애 첫 주택을 구매한 30대는 5500명이며 이는 경기도 생애 첫 주택매수자 중 절반(49.5%)을 차지한다. 지난해 4월 37.4%(8138명 중 3046명)과 비교하면 12%포인트가량 올랐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경기도는 서울 접근성이 나쁘지 않은 곳들이 많다"며 "서울 집값은 여전히 비싼 상황에서 전월세로 거주하는 젊은 임차인들이 정부 대출 규제완화를 틈타 교통망이 좋은 지역 아파트 급매를 매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청약을 하기 힘든 30대 무주택자들이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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