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로컬-법·이슈] '나는 유명 컨설턴트'…포털 프로필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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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아주로앤피 편집위원
입력 2023-05-0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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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카카오 등 '인물 등재' 프로필에 가짜 경력 올려

  • 경영컨설턴트 사칭 30대 여성 구속

[아주로앤피]

[사진=네이버 캡처]

포털 사이트 ‘인물정보’에 허위 경력을 올려 사기를 친 30대 ‘가짜 경영컨설턴트’가 구속됐다.
 
4일 경남 김해중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경영 컨설턴트 전문가 행세를 하며 정부 창업지원금을 대신 타주겠다고 속여 수억원을 가로챈 30대 여성 A씨를 검거했다.
 
사기 혐의로 구속된 A씨는 정부 창업지원금을 타주겠다고 홍보한 뒤 보증금 명목으로 돈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정부 지원금을 받기 위해선 신청 금액의 30%를 보증금 명목으로 내야 한다며 창업을 하려는 사람 4명에게서 5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그는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 프로필에 자신을 경영 컨설턴트라고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또 블로그로 운영하며 유명 컨설턴트 행세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그는 사이비 인터넷 언론도 동원했다. 그는 여러 인터넷 언론에 “성공한 컨설팅 전문가 000”라는 기사를 올리게 하는 등 포털과 기사 검색을 통해 자신의 가짜 경력을 피해자들에게 ‘어필’해 돈을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또 이런 가짜 경력을 근거로 피해자들에게 “사업계획서 작성부터 처리 과정까지 모두 맡아주겠다”고 속여 돈을 받아냈다.
 
피해자 중 일부는 3억원대 피해를 입고, 신용불량자로 전락해 파산 선고까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A씨는 실제로 경영에 관한 전문지식이 전혀 없었으며 가로챈 돈은 모두 개인 생활비 등에 쓴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서 보듯 포털 사이트의  ‘인물정보 서비스’는 사실상 누구든 이용할 수 있다. 유명한 사람만 노출되는 게 아니라 일반인도 조건을 충족하면 누구든 인물 검색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공정하고 적절한 인물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네이버는 (사)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서비스 운영 소위에서 만든 인물정보 서비스 가이드라인을 준수한다.
 
‘인물정보의 등재’란 이용자들이 많이 찾거나 찾을 수 있는 사람에 관하여 그의 이름을 중심으로 그의 직업, 경력, 학력 등의 정보를 함께 편집하여 공개 가능한 상태로 게재하는 것을 말한다.
 
네이버는 그 기준에 대해 “이용자들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의 필요에 의해 많이 찾고 있거나 찾을 수 있는 사람의 인물정보를 등재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필요’, ‘많이’ 등 추상적인 기준이어서 실제로는 일반인 누구든 신청이 가능하다.
 
단 해당자 이름과 직업을 포함해 프로필 사진, 소속 및 직위, 경력, 학력, 작품, 수상 등의 항목에서 3건 이상의 세부 정보가 있을 때만 인물정보 등재가 가능하다.
 
네이버는 “직업 정보 등록 및 수정은 제출한 증빙자료를 토대로 직업과 관련된 활동 정보를 검토하여 등재된다”고 밝힌다.
 
그러나 직업 외 '다양한' 경력, 학력 등 모든 기재사항에 증빙자료를 제출하는 건 아니다. 또 각자가 제출한 자료의 진실성 여부를 네이버가 일일이 확인할 수도 없다. 때문에 일부 인물의 경우 경력, 학력 프로필 내용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위 사건처럼 본인이 조작한 기록을 증빙자료로 내고, 이 내용이 실제 인물정보에 등재될 경우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포털 인물정보는 참고용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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