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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침체 장기화에 집 안 짓는 건설사들...'공급 부족' 위기 현실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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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섭 기자
입력 2023-05-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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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 착공 실적이 크게 감소하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동대문구의 한 주택재개발 신축공사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세워져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건설사들이 주택 건설에 소극적인 분위기다. 주택 사업의 수익성 악화는 물론 미분양 등의 리스크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 세계적인 경제 불안 상황이 원자잿값 인상 등으로 이어지면서 국내 건설시장은 더욱 큰 타격을 받았다. 

착공이 늘지 않는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경우 수년 뒤 주택 공급 부족으로 인한 집값 불안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향후 주택 수요가 회복되는 시점에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미리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주택 착공 실적은 5만3666가구로 지난해(8만4108가구)에 비해 36.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 동안의 1분기 평균(9만6396가구)과 비교하면 44.3% 줄어든 수치다. 착공 면적도 지역별로 수도권(927만8000㎡)과 지방(942만2000㎡)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3%, 24.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인허가 실적도 8만6444가구에 그치며 10년 평균(11만4954가구)에 비해 24.8% 감소했다. 인허가와 착공 실적은 주택 공급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이는 주택 시장 침체로 매매 수요가 크게 위축한 데다 원자잿값 상승으로 공사비가 늘고, 대출 금리까지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2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50.9로 전년 동월(142.4) 대비 6.0% 올랐다. 연간 시멘트 가격은 27.5%, 레미콘은 22.5% 각각 급등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 건설 비용이 늘어난 데다가 미분양 주택도 쌓이고 있는 상황이라 서울, 수도권 등 사업성이 좋은 사업 외에는 과감하게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가 지속할 경우 2~3년 뒤에는 주택 공급량이 줄면서 가격 급등으로 다시금 시장에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상 아파트의 경우 인허가 이후 3~5년 뒤, 착공 이후 2~3년 뒤에 입주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집값 하락으로 위축한 주택 매매 수요가 앞으로 살아날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가 이에 맞춰 공급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3월 전국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3.6으로 전월 대비 1.5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5월(109.4)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2일 내놓은 '금리 인상의 주택 건설에 대한 영향과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최근 주택가격 하락으로 주택 건설이 상당 기간 위축하면서 주택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며 "주택공급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됨에 따라 수급 불균형이 수시로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공공택지 조성 등을 통해 주택수요가 회복되는 시점에 원활한 주택공급이 뒷받침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 만큼 건설사들이 공급을 줄이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향후 공급 부족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대책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건설경기 침체, 고금리 등 여러 요인으로 민간이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면서 "보통 인허가부터 착공, 분양까지 평균 3년 정도가 소요되는 만큼 지금의 공급 부족 기조가 이어질 경우 향후 공급 부족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정부가 공급 대책을 재검토하고 민간이 공급에 나설 수 있는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 줘야 한다"고 진단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재 시장에서 물량이 자체적으로 조정되는 상황인데 정부가 나서서 민간의 공급량을 인위적으로 늘리려고 하면 미분양 등 더 큰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며 "지금은 공공 주도의 사업을 확대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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