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구매력 높은 女팬덤 몰렸다…카카오엔터 IP '데못죽' 팝업 매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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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정 기자
입력 2023-05-1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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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달 11~24일 더현대서울 백화점서 운영

  • 첫날 1000여명 몰려 절반 인원 발길 돌려

  • 이튿날에도 대규모 팬 몰리며 인산인해

  • 아이돌물 열광하는 여성 팬…굿즈 구매 등

이달 11~24일 서울 영등포 더현대서울 백화점에서 운영되는 데못죽 팝업 매장 현장. [사진=최은정 기자]

"웹소설 속 캐릭터들이 눈앞에 보이니까 실제 아이돌그룹을 덕질(열성적으로 좋아해 파고드는 일)하는 느낌이에요.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있다면 더 빨리 도착해서 대기하려고요." -고채원씨(22세, 인천)

"아침부터 다섯 시간 기다려 오후 2시께 입장했어요. 초반 입장을 위해 새벽 내내 기다린 분들도 많아요. 주변 친구들 따라 읽다 보니 저도 작품 팬이 됐어요." -한신비씨(20세, 서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독점 공급 웹소설로 시작해 웹툰으로 제작된 지식재산(IP)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이하 데못죽)' 팝업(pop-up·임시) 매장이 서울 영등포 더현대서울 백화점 지하 2층 지하철역 연결 출입구 바로 앞에 100㎡(약 30평) 규모로 마련됐다. 데못죽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하는 7명의 남자 아이돌 가수를 그려 두터운 여성 팬층을 보유한 작품이다.
 

팝업 매장 내 마련된 인형 등 데못죽 IP 관련 상품들. [사진=최은정 기자]


오픈 당일인 지난 11일에는 1000여명의 팬들이 몰렸다. 안전 등 이유로 절반가량 인원만 입장이 허용됐다. 사전 공지되지 않은 입장 인원 수 제한에 불만 목소리가 나왔다.

이튿날인 12일 오후 1시 40분께 찾은 현장 열기도 뜨거웠다. 매장뿐 아니라 옆 사진촬영 부스도 대기자들로 북적였다.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여성 팬들이 많았다.

팬들은 7명의 데못죽 캐릭터별 인형·향수·열쇠고리 등 굿즈를 고르고 구매하느라 바빴다. 매장 내 스크린에서 재생되는 신규 홍보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여러 명이 동시에 휴대폰을 들고 집중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데못죽 소설의 세계관을 연출한 체험형 이벤트가 많았다.
 

데못죽 팝업 매장 내부 [사진=최은정 기자]

몰린 인파에 비해 매장 내부는 덥고 협소했다. 주최 측은 적정 인원 수 입장을 허용했다고 하나 방문객들 사이에서 아쉽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매장에서 만난 한신비씨는 "생각보다 매장 규모가 작아 놀랐다"면서 "상품 디스플레이(진열)나 종류가 더 다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성은 소수였다. 팝업 매장을 기획·구성한 케이더블유북스의 최혜빈 디자이너는 "매장을 방문하는 이들은 주로 10·20대 여성 팬들"이라며 "남성들의 경우 실제 팬은 거의 없고 '구매 대행'하러 온 이들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데못죽 IP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배경으로 레벨업·미션·보상 등 게임 판타지적 설정을 더한 작품이다. 작품명에서 알 수 있듯 '1년 안에 데뷔하지 못하면 사망한다'는 세계관을 중심으로 남자 가수 연습생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달 기준 웹소설 누적 조회수는 4억4000만회, 웹툰 누적 조회수 2800만회를 기록했다.
 

매장 옆 사진촬영 부스 [사진=최은정 기자]

아이돌 팬덤 문화를 사실적으로 묘사해 여성 팬의 공감대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방문객 고채원씨는 "(데못죽 IP 기반) 굿즈를 직접 제작해 판매하는 사례가 다수 있다"면서 "팬 픽션(팬들이 창작한 소설 장르 글)을 직접 써 본 경험이 있을 만큼 좋아하는 작품이 바로 데못죽"이라고 말했다.

사실 데못죽 팝업 매장 흥행 자체는 카카오엔터의 사업 수익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이 작품을 발행한 케이더블유북스·다온크리에이티브가 공동 운영하고 카카오엔터는 이를 지원하는 역할만 맡았다. 관련 수익도 분배하지 않는다. 카카오엔터는 팝업 매장 운영을 통해 특정 웹툰·웹소설 IP 팬층의 구매력과 해당 IP를 활용한 영상·드라마화 등 2차 사업 수익화 가능성을 검증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데못죽과 같은 아이돌 팬덤 소재의 IP는 굿즈 구매 등 소비 의지가 뚜렷한 여성 팬층이 두텁게 형성된다는 점에서 이러한 검증 전략에 들어맞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남성에 비해 여성이 웹툰·웹소설 등 문화 콘텐츠 IP에 대한 소비력이 높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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