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시장 노리는 증권사…1분기 수익률 보험ㆍ은행 제치고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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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재 기자
입력 2023-05-1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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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 ]



올 1분기 증권사 퇴직연금 수익률이 보험·은행업계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들은 퇴직연금 시장은 '레드오션'이지만 타 업권에서 고객과 적립금을 확보할 수 있는 일종의 '블루오션'으로 보고 있다. 오는 7월부터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본격화하면서 증권사 간 고객 유치 전쟁도 전망된다.

14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증권사들은 퇴직연금 전 부문에서 보험·은행권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확정급여형(DB)에서 총 12개 증권사가 원리금 기준 평균 2.76% 수익률을 거뒀다. 확정기여형(DC)에서는 증권사 13곳이 평균 2.89% 수익률을 냈다. 개인형(IRP)에서는 14개사가 평균 수익률 2.94%를 달성했다. 반면 보험·은행업계 전 부문 평균 수익률은 1~2% 초중반대에 그쳤다.
 
증권사 퇴직연금 수익률은 타 업권 대비 상승세가 높은 편이다. 지난해 같은 분기 증권사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DB형 원리금 기준 1.6%에 그쳤다. 같은 기간 보험업계 평균 수익률은 1.63%, 은행권은 1.11%였다. 올해 들어선 증권업계만 유일하게 1분기 3%에 가까운 수익률을 달성했다. 증권업계는 단기 투자 상품에서 최근 계속된 금리인상 효과로 다가오는 분기 수익률이 더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권 퇴직연금 사업자별로 살펴보면 1분기 DB형 원리금 보장 상품은 KB증권(3.18%)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DC형에서는 한화투자증권(3.57%), IRP형에서는 한국포스증권(3.62%)이 전체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증권사가 퇴직연금 시장에서 더 유리한 이유는 연계파생결합사채(ELB)·상장지수펀드(ETF)·주식형 펀드·채권·리츠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원금 비보장형에서도 증권사는 증시와 연관된 실적배당형 상품을 주로 운용해 보험·은행권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반면 은행·보험 퇴직연금 상품은 예금·펀드 등 안정추구형으로만 투자 범위가 제한된다. 2021년 말부터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일부 은행은 신탁 방식으로 ETF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1거래일 늦게 거래가 체결(지연 매매)되고 신탁 수수료까지 붙어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증권사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증권사 전체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은 22.7%로 집계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퇴직연금 통계에서 증권사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은 2018년 19.4%에 이어 2019년 19.8%, 2020년 20.2%, 2021년 21.3%로 증가 추세다.

여기에 오는 7월부터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지정 의무화에 따라 증권업계로 머니무브는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에 대한 인식 제고가 확산하고 있다"며 "원리금 비보장 상품 비중이 높은 증권업권으로 머니무브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표적인 실적배당형 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 등도 디폴트옵션이 적용 가능한 상품이어서 투자자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지난 3월 말 기준 TDF를 통해 운용되는 연금자산 규모는 10조원을 돌파했다.
 
금융투자업계도 수익률 운용 면에서 증권사의 이점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디폴트옵션 도입이 퇴직연금 수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최근 증권사들은 이에 따른 별도 조직과 인력 등을 새롭게 구성하며 관련 상품 라인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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