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건널목에 서 있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경기중서부지부 소속 한 조합원 A씨는 이렇게 말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이날부터 17일까지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 총파업 결의대회'를 연다. 본 대회에 앞서 서울 서대문역과 중구 서울대병원,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사전 집회가 열렸다.
오후 1시 45분부터 본 대회가 열리는 세종대로엔 건설노동자들이 빼곡히 앉아 있었다. 노조원들은 해당 지역이 적힌 깃발을 들고 뒤늦게 합류한 노동자에게 자리를 안내하기도 했다. 서울대병원에서 사전 집회를 했다는 민주노총 한 조합원은 "자부심을 갖고 일한 한 노동자를 윤석열 정권은 '건폭(건설현장 폭력배)'로 규정했다"고 지적했다.
경찰 추산 이날 집회에 참석한 건설노동자들은 3만여명. 집회 측 추산은 2만5000명가량이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회에선 삼삼오오 일행을 찾는 노동자들의 모습이 관찰됐다. 집회에선 확성기로 "열사정신 계승해 건설노조 사수하자"라는 구호가 울렸다. 경기 양주에서 올라왔다는 한 노동자는 "언론에서 우리를 너무 안 좋게 쓴다"며 취재를 거부하기도 했다.
이날 모인 건설노동자들은 정부의 '탄압'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의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 태스크포스(TF)' 해체, 건설노동자 불법고용 근절법안 처리 등을 촉구했다. 건설노조 경기중서부지부 소속 조합원 A씨는 "생업을 포기하고 이 자리에 나왔다"며 "노조에 가입된 분들은 (1박2일 집회가 끝나면) 모레부터 출근을 할 수 있겠지만, 여기 참석한다고 해고된 분들도 있다"고 전했다.
격화되는 勞政 갈등...담배연기·교통체증은 어쩌나
이튿날인 오는 17일엔 민주노총 건설노조를 포함한 민주노총이 숭례문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다. 이날도 대규모 집회를 마치면 삼각지역까지 행진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건설노동자 간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대규모 집회에 시민들은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시청 건널목에서 만난 B씨(62세)는 "사실 저게(집회) 뭔지 모르겠다"며 "(퇴근할 때) 차를 어떻게 끌고 가야 하나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회사로 복귀하는 C씨(31세)는 "담배는 흡연구역에서 피우면 좋겠다"고 눈살을 찌푸렸다.
정부와 건설노동자 간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대규모 집회에 시민들은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시청 건널목에서 만난 B씨(62세)는 "사실 저게(집회) 뭔지 모르겠다"며 "(퇴근할 때) 차를 어떻게 끌고 가야 하나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회사로 복귀하는 C씨(31세)는 "담배는 흡연구역에서 피우면 좋겠다"고 눈살을 찌푸렸다.
서울에 업무차 미팅을 하러 올라 온 D씨는 "서울역에서 자가용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건설노조는 결의대회가 끝나고 같은 장소에서 '4개 종교 추모기도회'와 '양회동 열사 추모 및 10·29 이태원 참사 200일 촛불문화제'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모인 건설 노동자들은 야간행진까지 계획하고 있지만, 경찰은 당초 민주노총이 신고한 야간행진도 금지 통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해 서울행정법원이 2000명 이하 참가 등 조건으로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함에 따라 이날 오후 8시 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 용산구 전쟁기념관으로 행진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이번 집회는 지난 1일 민주노총 강원지부 소속 고(故) 양회동 건설근로자가 분신해 사망한 사건이 촉매가 됐다. 양씨는 건설사에게 8000여만원을 갈취한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춘천지법 강릉지원 앞에서 몸에 휘발성 물질을 끼얹은 뒤 불을 붙였다. 전신화상을 입은 양씨는 헬기를 통해 서울로 옮겨졌지만, 같은 날 숨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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