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의 시대] 대형 브랜드에 쏠림 현상...소규모는 가맹사업 포기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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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라다 기자
입력 2023-05-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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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SETEC에서 열린 '제69회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서 참관객들이 창업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개 미만 vs 1만5669개"

국내 프랜차이즈업계에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장사가 잘되는' 대형 업체로 쏠림 현상이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는 반면 소규모 브랜드는 위기를 맞고 있다. 올해 들어 정보공개서 등록을 자진 취소하며 가맹사업을 중단한 브랜드가 신규 등록 브랜드 수를 넘어섰다. 역전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2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정보공개서에 등록된 가맹점 수는 33만298개(직영점 포함)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대형 가맹본부 중심으로 프랜차이즈 시장이 성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가맹점 수 기준으로 상위 3위권 안에 드는 업종은 편의점과 한식, 치킨이다. 이들 업종 가맹점 수는 총 11만7556개로 전체 중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가맹점을 100개 이상 보유한 브랜드는 점포 증가세도 뚜렷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가맹점이 100개 이상인 브랜드는 468개로 전년 390개 대비 20% 급증했다. 대형 브랜드가 전체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3.5%에서 지난해 4.0%로 소폭 상승했다. 가맹점을 가장 많이 보유한 업체는 편의점 양대 산맥인 CU와 GS25로 각각 1만5669개, 1만5402개에 이른다. 

특히 외식업종 상승세가 가장 가팔랐다. 100개 이상 가맹점을 가진 외식업체는 290개로 가장 많았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증가했다. 세부 업종 중에서는 치킨·피자업계에서 가맹점을 100개 이상 운영하는 브랜드 비중이 각각 7.8%, 7.4%로 비교적 높았다. 

이에 반해 가맹점을 10개 미만 운영하는 소규모 브랜드 비중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전체 시장에서 소규모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율은 2020년 65.3%에서 2021년 77.3%로 급상승했다 작년 말 73.0%로 4.3%포인트 내려앉았다. 

고물가·고금리 등 복합 경제위기가 도래하자 소규모 브랜드가 경영 악화를 버티지 못하고 가맹사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속출했다. 

실제로 공정위가 공개한 올해 1~4월 정보공개서 등록을 취소한 브랜드는 총 1076개로 집계됐다. 정보공개서는 가맹사업자가 반드시 등록해야 하는 서류다. 이는 지난해 1~9월 가맹사업을 중단한 브랜드 수(1072건)를 웃돈다.

같은 기간 정보공개서를 신규 등록한 브랜드는 617개로 가맹사업을 포기한 것(459개)보다 적은 수준이다. 이러한 역전 현상이 나타난 사례는 2002년 공정위가 가맹사업 정보공개를 시작한 이후 10여 건에 불과할 정도로 이례적이다.  

폐업한 가맹점 수도 증가 추세다. 타격이 가장 컸던 업종은 화장품이다. 화장품업 폐점률은 28.1%로 유일하게 20%를 넘었다. 2018년에 화장품 가맹점 수는 3407개였지만 4년 후인 2021년에는 1588개로 반 토막 났다. 반면 개점률은 1%로 주요 도소매업종 가운데 가장 낮았다.

이어 교과 교육(18.6%), 한식(14.5%), 치킨(13.7%), 외국어교육(10.5%) 등 폐업률이 10% 이상이었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3년여 동안 이어지면서 창업 희망자들이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어느 정도 검증된 대형 브랜드를 선택하면서 쏠림 현상으로 양극화가 심해졌다"면서 "불경기로 인해 가맹사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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