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5월 광주와 1989년 독일 라이프치히시는 공통점이 있다.
수많은 시민이 죽음을 무릅쓰고 거리로 나서 민주화를 외쳤고 오늘날 세계적인 ‘민주화 도시’로 손꼽히고 있다.
1989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일어난 ‘평화혁명’은 독일 통일의 발원지가 됐고 마침내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렸다.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주간을 맞아 독일 라이프치히시 대표단인 크리스티나 라스만(Kristina Raßmann)과 로사 골드푸스(Rosa Goldfuß)씨가 최근 광주를 찾았다.
광주시에 따르면 이들은 5·18민주화운동과 독일 평화혁명 사이의 역사적인 연결과 시민의 ‘용기’와 ‘민주화’라는 공통점에 관해 깊게 이야기하고, 광주와 라이프치히 두 도시가 민주화를 위한 중요한 시작점이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또 문화·경제·역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과 상생발전을 바라면서 아시아 민주화 중심도시인 광주의 역할에 관해 배우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라스만씨는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이라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고 있어서 광주를 방문하기로 결정했다”며 “우리는 라이프치히 부르크하르트 융(Burkhard Jung) 시장이 자신 대신 보낸 대표다. 융 시장은 광주와 라이프치히 민주화를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은 큰 공통점으로 인식하고 광주와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민주화를 위한 광주와 라이프치히의 ‘용기’를 강조했다.
“라이프치히 사람들은 평화혁명에 나서면서 누구도 살아서 집에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병원에서는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할 것을 대비하고 있었다”며 “5·18도 마찬가지였다. 두 도시 시민들의 용기와 희생으로 오늘날 민주주의 발전을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대표단은 2024년 35주년 평화혁명 기념행사인 ‘빛의축제’를 앞두고 5·18 전야제, 기념식, 민주평화대행진 등 다양한 5·18기념행사에 참여하며 오월정신을 몸소 느끼고 지난 22일 돌아갔다.
이들은 “5·18은 평화혁명과 다르게 군의 강경진압과 대량학살로 인한 사망자, 행방불명자 등 슬픔이 있는 도시라는 점에서 가슴 아팠다”며 “전 국가적인 노력으로 하루빨리 행방불명자를 찾기 위한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사 왜곡과 폄훼 근절을 위한 국제 연대를 제안했다.
이들은 “포용적이고 민주적인 정책을 반대하는 세력이 평화혁명을 이용해 평화혁명에 참여했던 세력이나 후손들과 갈등이 있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 라이프치히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이들이 모여서 이야기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사회통합에 초점을 두고 있고, 미래세대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한 광주시와 상생발전을 함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민주평화대행진에서 라이프치히 대표단을 만나 “민주의 도시 라이프치히의 평화혁명과 민주화를 위해 노력한 모든 이들을 가슴에 새기겠다”며 “5·18을 기억하고 배우기 위해 광주를 찾아주셔서 감사하다. 역사·문화 등 다양한 교류협력을 끈끈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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