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그룹 위험가중자산 '1250조' 돌파···건전성 고삐 더 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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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3-05-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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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험가중자산 1분기에만 46조↑···전년 연간 증가폭의 58% 달해

  • 신한 17조·하나 16조씩···BIS비율도 신한 0.3%p↓·하나 0.36%p↓

  • 당국, 건전성 관리 가능하다지만···CCyB, 내년 1% 추가 적립키로

[사진= 연합뉴스]

국내 5대(KB금융·신한·하나·우리·NH농협) 금융그룹의 위험가중자산이 1250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1분기에만 약 46조원이 증가하는 등 오름세가 예년과 비교해 사뭇 가파르다. 금융당국은 안정적인 자기자본비율 등을 고려할 때 금융권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자본 확충 압력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5대 금융의 위험가중자산은 올해 1분기 1256조3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말(1210조89억원)보다 45조9947억원(3.7%) 늘었다. 지난 2021년 말(1130조9338억원)부터 2022년 말까지 1년 동안 증가 폭이 80조원(79조751억원)에 육박한 점을 감안하면 올 1분기 증가폭이 지난해 연간 증가폭 대비 58%에 달하며 급증세를 나타내고 있다.  

'위험가중자산'이란 대출금·미수금·가지급금·유가증권·예치금과 같이 신용·시장·운영 등의 자산 유형별로 위험 정도를 고려해 실제 빌려준 돈의 수치를 평가한 자산이다. 즉, 잠재적인 부실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평가되는 자산으로 볼 수 있다.

개별사 별로 보면 5대금융 모두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난 가운데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오름세가 가팔랐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위험가중자산은 올해 1분기에만 각각 17조5643억원과 16조5422억원씩 불어났는데, 이는 전년 연간 증가폭의 84.2%, 74%에 달했다. 이어 KB금융(5조2715억원), 농협금융(3조9667억원), 우리금융(2조6500억원) 순으로 증가폭이 많았다.

이에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한 신한·하나금융의 건전성 지표도 악화됐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총자산 기준)에 따르면 신한금융(2022년 말 16.11%→2023년 1분기 15.81%)이 0.3%포인트, 하나금융이 0.36%포인트(15.67%→15.31%) 하락했다. BIS 비율은 위험가중자산을 자기자본으로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건전성을 판단하는 대표 지표다. 같은 기간 KB금융과 우리금융, 농협금융은 각각 0.68%포인트, 0.49%포인트, 0.22%포인트 상승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당장 건전성 관리에는 무리가 없다는 것이 관계당국 평가다. 5대금융의 평균 BIS 비율은 1분기 기준 15.94%를 나타냈는데, 이는 BIS 권고 기준인 8%와 금감원 관리기준(10.5%)을 크게 웃돈다. 금감원 역시 지난 25일 은행권 건전성에 대한 세간의 우려에 대해 과도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지주사를 향한 금융당국의 건전성 관리 압력은 날로 강해지고 있다. 5대 금융의 대손충당금 규모는 전년 대비 3배가량 늘었지만 당국은  추가 적립을 요구, 또다시 종전과 비슷한 규모의 충당금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4일 은행·은행지주회사의 경기대응완충자본(CCyB) 적립 수준을 1%로 상향하기로 의결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실적 부담이 적지 않으나, 금융위는 작년 말 기준 CCyB 부과 이후에도 은행·지주사의 자본비율이 규제 비율을 웃돌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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