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ASEAN 수입 전기차 시장 점유율 5분의 1토막... 중국에 추월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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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3-05-3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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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2배 넘게 커진 아세안(ASEAN)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한국 전기차 점유율은 급격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와 대조적으로 중국은 폭발적으로 점유율을 높여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3년간(2019~2021년) 아세안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주요국 점유율 추이를 분석한 결과 한국산 전기차 비중은 2019년 43.2%(1위)에서 2021년 8.2%(3위)로 크게 감소했다. 수입액으로 따져도 약 5600만 달러에서 2400만 달러로 절반 넘게 줄어들었다.

아세안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10개국 연합체로, 한국의 2위 수출시장이자 전 세계 인구 중 8%를 차지하는 거대 경제권이다.

아직 전기차 시장은 작지만 정부의 탄소 배출 감축 노력에 따라 친환경차 시장이 연평균 47.5%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아세안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아세안 수입 전기차 시장은 2019년 1억3000만 달러에서 2021년 3억 달러로 2배 넘게 성장했다.

한국 점유율이 감소한 자리는 중국이 메운 것으로 분석됐다. 아세안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점유율은 2019년 25.7%(약 3400만 달러)에서 2021년 46.4%(약 1억3800만 달러)로 급등하며 1위로 올라섰다. 또 다른 전기차 경쟁국인 독일 역시 같은 기간 1.3%에서 34.1%(2위)로 큰 증가 폭을 보였다. 하이브리드카에 집중하고 있는 일본은 13.8%에서 1.6%로 점유율이 쪼그라들었다.

대한상의는 “아세안 국가들의 전기차 보급 의지는 점차 강해지는 반면 국민들의 구매력은 이에 못 미치다 보니 중국산 전기차의 가격 메리트가 더욱 커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세안 국가별로 살펴보면 10개국 중 전기차 수입액이 1000만 달러를 넘는 국가는 태국(1억3000만 달러), 싱가포르(8000만 달러), 말레이시아(4000만 달러), 인도네시아(3000만 달러)로 이들 4개국이 전체 수입액 가운데 95%를 차지한다.

이 중 한국은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3개국에서 점유율이 하락했다. 태국에서는 2019년 3.2%(3위)→2021년 0.03%(9위), 싱가포르에서는 72.7%(1위)→7.8%(2위), 말레이시아에서는 2.1%(6위)→0.1%(8위)로 떨어졌다. 반면 국내 기업들이 2010년대 후반부터 꾸준히 시장을 조사하고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하며 공을 들여온 인도네시아에서는 점유율이 19.4%(3위)에서 63.2%(1위)로 급상승했다.
 
중국은 태국 시장에서 독일의 선전에 밀려 점유율이 일부 하락했지만(64.3%→52.4%) 태국 시장이 3배 가까이 성장해 수입액은 오히려 2배 이상 늘었다. 싱가포르에서도 점유율이 4.1%(3위)에서 79.5%(1위)로 급성장하며 한국을 추월했다. 독일은 말레이시아(13.8%→83%)와 태국(0.2%→35.6%), 싱가포르, 인도네시아에서 점유율을 높였다.
 
김문태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풍부한 광물자원과 인구가 있고 전기차로 전환하려는 니즈가 강한 아세안 시장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아세안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해 합리적 가격의 수출용 차량을 개발하는 한편 아세안 각국의 전기차 전환 정책에 따른 우리 기업의 유불리를 분석해 시나리오별로 대응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외교적‧정책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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