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의 체포동의안(체포안)이 전날 국회에서 부결된 가운데 체포동의안 제안 설명을 전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이른바 ‘돈 봉투 받은 20명 투표 발언’에 대해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국회를 대표하는 의원들에게도 예의가 있어야 됐다"며 비판했다.
박 의원은 13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사건 자체가 국민의 눈높이에 봤을 때 좋지 않은 사건이고 도덕성에 문제가 있고 그렇지만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는 분들 아닌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한 장관은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안을 설명하던 중 "돈 봉투를 받은 것으로 지목되는 약 20명의 민주당 국회의원이 표결에도 참여한다. 돈 봉투 돌린 혐의를 받는 사람들의 체포 여부를 (돈 봉투) 받은 혐의를 받는 사람들이 결정하는 것은 공정해 보이지 않는다"고 발언해 "김건희는 왜 놔두냐" "누굴 범죄자 취급하냐,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느냐"며 본회의 현장에서 많은 의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그는 이어 "한 장관은 정부의 대표다. 그러면 국회를 대표하는 의원들에게도 예의가 있어야 되는 건데 어떻게 보면 다 그냥 범죄 집단화 해서 발언하는 모습이 저희뿐만 아니라 아마 국민의힘의 의원들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아마 동의할 것"이라며 "상당히 어제 좀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이건 너무 도를 넘어선 거 아니냐, 이런 생각이 좀 들 정도였던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한 장관의 발언이 계산된 것이란 분석도 했다. 그는 "20명을 특정하고 20명이 돈을 받았다고 규정을 하고 그 사람들이 받은 사람이 이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 부당하다라고 하는 논리를 펴는 것이 과연 근거가 있느냐"며 "전체적으로는 의원 개개인의 어떤 입장에 의해서 표결에 간 건데, 한 장관의 발언을 봤을 때는 다소 좀 계산된 발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했다.
박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 체포동의안 표결을 마친 뒤 일제히 한 장관의 발언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표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의원들이 의견을 줬는데, 한 장관의 정치적 발언으로 모욕감을 느꼈다는 의원들이 많았다"며 "(민주당 의원들을) 돈 받은 범죄집단으로 보고 투표할 자격도 없다는 발언에 격앙된 분들도 계셨는데, 이 발언이 많은 의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전날 오후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 출연해 "어떤 근거로 그런 말을 하나, 그러면 20명은 어떤 사람이 들어가느냐"라고 반문하며 "170명 가까운 의원들을 다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한 셈이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윤 의원에 대한 체포안 표결은 총 293표 중 찬성 139(47.4%), 반대 145, 기권 9로, 이 의원 체포안은 찬성 132(45.1%), 반대 155, 기권 6으로 각각 부결됐다. 167석 민주당 의원이 무더기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박 의원은 '부결을 예상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렇지는 않다. 민주당에서도 가결표가 적게는 한 20표에서 몇 십 표가 움직인 거 아니겠나"며 "그러면 가부의 결정에 있어서 10표 안팎이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도 예상을 못 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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