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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배성은 기자]
EV9의 경쟁 차량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기아 관계자는 이같이 대답했다. EV9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는 처음으로 전기 모터로 구동되는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은 새로운 차량이다. 그만큼 시장의 반응도 뜨겁다. EV9은 사전계약 실시 영업일 8일 만에 1만367대가 접수됐다. ‘K9’(2012년, 15영업일 3201대)과 ‘모하비’(2019년 11영업일 7137대) 등 기아의 역대 플래그십 차종의 최종 사전계약 대수를 훌쩍 넘은 수치다.
어떤 차량일지 궁금증을 한 움큼 안고 EV9을 시승해봤다. 시승 코스는 하남을 출발해 아산을 거쳐 부여까지 약 210㎞로 이뤄졌다.
EV9은 기아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가 가장 잘 나타난 차량이다.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가 적용된 전면부는 ‘디지털 패턴 라이팅 그릴’과 ‘스몰 큐브 프로젝션 LED 헤드램프’, ‘스타맵 LED DRL(주간주행등)’ 등 깔끔한 차체 면과 다양한 조명으로 미래 지향적 느낌을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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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배성은 기자]
운전석에 앉으니 높은 시트 포지션과 깔끔한 수평형 구조의 대시보드 덕분에 탁 트인 시야를 누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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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배성은 기자]
큰 차량인 만큼 운전하는 데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양한 첨단 기술이 탑재돼 안전 운전이 가능했다. 특히 ‘차로 유지 보조 2’가 적용돼 굽은 국도나 고속도로에서 운전대에 힘을 빼어도 스스로 조향해 운전하기에 편리했다. 시승코스가 대부분 고속도로 주행이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해 고속도로 주행 보조 2(HDA2) 덕분에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다. 차량이 자동으로 속도와 거리를 제어해 핸들에 손을 올려두기만 하면 알아서 달렸다. 옆에 차가 끼어들어도 알아서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주행했다.
긴 시승에도 EV9에 탑재된 다양한 기능으로 인해 피곤함이 크지 않았다. 운전석에 적용된 '에르고 모션 시스템' 덕분이다. 운전한 지 약 한 시간이 지난 시점부터 마사기 기능이 실시돼 허리를 꾹꾹 눌러줬다. 오랜 시간 고정된 자세로 운전하게 되면 허리가 뻐근하기 마련인데 압이 꽤 세서 피로가 풀리는 듯했다.
EV9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기아 전기차 라인업 중 가장 긴 501km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충전 없이 가고도 남을 수준이다. 전비는 6km/kWh를 기록했다. EV9 시승차의 정부 공인 복합 전비(3.9km/kWh)보다 높은 수치다.
EV9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기준 △에어 2WD 7337만원 △에어 4WD 7685만원 △어스 2WD 7816만원 △어스 4WD 8163만원이다. 서울시에 사는 사람이 에어 트림 2WD(19인치 휠)를 구매할 경우 국비 보조금(330만원)과 지방비 보조금을 고려했을 때 692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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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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