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올해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 정부의 '동결 기조'에 따라왔던 지방자치단체와 관련 업계들이 요금 현실화에 나서면서 서민들 부담은 여전할 전망이다.
억눌렀던 택시·버스요금 줄인상
21일 전국 각 시도에 따르면 각 지방자치단체는 올해 하반기 안으로 지하철·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과 택시 요금을 인상할 계획이다. 그간 정부 측 동결 기조에 호응해 요금 인상을 자제했지만 이제는 요금 현실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판단에서다.
서울시는 이르면 8월 중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을 최대 300원 올릴 계획이고, 인천시는 시내버스 요금을 300원, 울산시는 250원 인상하는 안을 각각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와 울산시도 버스요금 인상 방안을 검토해 하반기 중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서는 이번 달부터 중형택시 기본요금과 모범·대형 택시 기본요금을 각각 1000원, 1500원 올렸고 경남은 창원 등 시 단위 택시 기본요금을 3300원에서 4000원으로 700원 인상했다. 경기도와 대전은 중형택시 기준 기본요금을 다음 달 1일부터 각각 1000원 올리기로 했다.
도시철도 요금도 인상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코레일, 경기도 등 수도권 정책기관과 함께 지하철 요금 300원 인상안에 대해 구체적인 안을 협의하고 있다.
고속버스·시외버스도 6개월 만에 인상되나
고속버스·시외버스 요금 인상도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 부처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고속·시외버스 요금 인상안을 마련해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다.
국토부 소관인 시외·광역버스 요금은 유가·인건비·물가 상승률 등을 반영해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데 지난해 11월 이미 한 차례 올린 바 있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주 사용연료인 경유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업계는 연료비 부담에 직면했다. 정부가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제도를 도입하는 등 급하게 진화에 나섰지만 부담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상하수도 요금 폭탄도 예고됐다. 서울시는 지난 1월 납기분부터 가정용을 비롯한 상수도 요금을 인상했다. 일부 지자체들도 상하수도 요금, 쓰레기 종량제봉투 요금, 주차요금 등 다른 지방 공공요금에 대해 줄인상을 예고한 상황이다.
누적된 인상 요인을 더는 견디지 못하면서 서울시 요금 인상을 뒤따르려는 모습이다.
3분기 전기요금 동결···4분기도 인상하지 않나
반면 올해 두 차례 인상된 전기요금은 3분기(7~9월) 사실상 동결됐다. 한국전력은 21일 올해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직전 분기와 같은 ㎾h(킬로와트시)당 5원을 적용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물가 안정과 서민 부담 등을 감안해 요금을 동결하기로 한 것이다.
추후 인상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한전 누적 적자 등에 따라 추가 인상 필요성이 여전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3분기 전기요금이 동결되면서 올해 하반기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올해 상반기 ㎾h당 21.1원 인상에 그친 정부가 3분기 동결에 이어 총선정국이 시작되는 4분기에 30원 이상을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내년 4월 총선을 고려하면 사실상 내년 1분기까지도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기요금은 동결됐지만 하반기 주요 교통요금 인상이 예고되면서 공공서비스 요금이 안정권으로 진입하려던 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국은행은 지난 19일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 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저효과 영향으로 올해 중반까지 뚜렷한 둔화 흐름이 이어지면서 2%대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대중교통 요금 인상 등이 물가를 다시 밀어올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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