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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 [사진=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지난해 한국의 디스플레이 매출은 450억 달러로 OLED 76%, LCD 24% 비중이다. 불과 3년 전 LCD 매출이 50%인 점과 비교하면, K-디스플레이가 '누가 내 치즈를 옮겼나'와 같이 블루오션인 OLED 시장으로 빠르게 전환한 것은 올바른 선택이다. 한국은 지난해 글로벌 OLED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OLED의 고해상도, 유연성, 투명성 등을 바탕으로 XR(확장현실), 모빌리티, 투명 디스플레이 신시장 창출에 노력 중이다.
K-디스플레이 중심의 세계 OLED시장을 열고 헤게모니를 쥐기 위한 민간 주도의 움직임은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 벤츠와 BMW도 경쟁 관계에 있으면서 필요에 따라 협력 관계를 도모하고 있다. 이미 언론에 언급된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의 협력 동향은 기업의 이해관계를 넘어 산업적으로나 국가적으로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협회도 OLED 장비 부분품 교차 공급을 통해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얼마 전 애플이 혼합현실 MR기기 '비전 프로'를 소개하면서 공감 컴퓨팅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시장의 부정, 긍정 평가를 떠나 과거 아이폰이 모바일 시대를 새롭게 열었듯 비전프로는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서 앞으로 그 파괴력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가 '거대한 IT 기기'로 진화하고 있는 모빌리티 분야의 디스플레이 규모가 현재 96억 달러에서 2030년 144억 달러로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국내 패널기업이 해외 자동차 기업과 계약을 체결하는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와 현대자동차의 차량용 OLED 협력은 양 산업 생태계에서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이다. 협회도 성장성에 주목해 지난 1월 '미래차 디스플레이 전략 협의체'를 출범시켜 융합 확대 논의를 시작했고, 미래차 디스플레이 성능을 검증하는 기반구축 사업도 준비 중이다.
태동단계인 투명 OLED 분야는 K-디스플레이만이 강점을 갖고 있다. 민관 공공부문 협력 실증사업을 통해 신시장을 창출하는 한편 맞춤형 커팅 기술 및 45% 수준인 투명도를 70%까지 향상시키는 기술 개발과 국내 산업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협회는 조만간 콘텐츠 분야와의 협력과 수요처 발굴 등을 위한 '투명 디스플레이 산업 협의체'를 발족시킬 예정이다.
이러한 민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쟁국의 거센 추격으로 OLED 기술 격차가 약 2년으로 좁혀졌다는 사실을 주시해야 한다. 우리가 초격차 기술로 경쟁국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OLED 한계를 뛰어넘고, 0.3인치 초소형부터 무한대 크기로 제작 가능한 이제는 '무기발광 디스플레이'에 대한 기술개발을 서둘러야 하며 이에 대한 정부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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