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그룹 북진 중단...모스크바 코앞서 반란 멈췄다

모스크바 코앞서 협상 통해 바그너 그룹 철수 결정

바그너 그룹 수장, 벨라루스로 떠날 것으로 보여

푸틴 대통령, 위기 모면했으나 리더십 타격 불가피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 거리에서 군인들이 장갑차 위에 서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서 무장 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이 모스크바를 코 앞에 두고 반란을 중단하기로 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오디오 메시지에서 "유혈  사태를 피하기 위해 모스크바로 향하던 병력에게 기지로 철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반란을 중단하기로 한 협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합의 하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프리고진 사이에서 이뤄졌다. 양측 모두 러시아 내에서 유혈 사태가 벌어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점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떠나는 조건으로 그와 병사들을 처벌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바그너 그룹은 이날 오전부터 점령 중이던 로스토프나노두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AFP가 전했다.

다만 이번 협상에서 당초 바그너 그룹이 요구한 러시아군 수뇌부 처벌에 대한 합의 여부 등 상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궁지에 몰렸던 푸틴 대통령은 이번 협상 결과에 대해 루카셴코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프리고진에 대한 형사입건은 취소될 것이다. 그는 벨라루스로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 군부를 향한 무장 반란을 일으켰던 바그너 그룹은 남부 로스토프나노두 군 시설을 장악한 뒤 모스크바를 향해 북진 중이었다.

푸틴 대통령도 이번 사태를 반역으로 규정하고 "가혹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하지만 프리고진은 투항을 거부하고 모스크바로 진격을 계속 했다.

극적인 합의로 푸틴 대통령은 최대 위기를 모면하게 됐지만,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중대한 군사적 위기"라는 표현을 써가며 이번 반란이 푸틴에게 타격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