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국내 주요 은행들이 하반기 정기인사를 이달 초 단행한다. 통상적으로 은행권 하반기 인사는 연중 반환점을 지나는 시점에 신발끈을 고쳐 매는 의미에서 이뤄진다. 올해도 은행권에서는 대폭적인 전략 인사보다는 진폭이 작은 인사가 단행될 전망이다. 하지만 수장단이 크게 바뀐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 등에서는 상당한 인사·조직에 변화가 예고되고 있어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3일 조병규 신임 행장 취임 직후인 7일 본부장 이상 임원급 인사와 14일 행원 인사를 단행한다. 대부분 은행이 연간 성과 등 연속성을 고려해 하반기 인사에서는 임원 인사에 소극적이지만 우리은행에선 임원진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조병규 내정자 취임과 맞물려 있는 이번 하반기 인사는 조 내정자 의중이 직접 반영된 인사가 단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원덕 현 은행장과 조 내정자 출신이 서로 다르기는 하지만 한일·상업은행 내부 계파 갈등의 대척점에 서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그럼에도 수장단 변화 이후 새 진영에서 꾸리는 인사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 첫 정기인사이면서 그간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조 내정자 모두 기업금융 강화·특화를 줄곧 강조해 온 만큼 이런 부분에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는 14일께 단행될 IBK기업은행 인사에서도 상당한 조직 변화 움직임이 감지된다. IBK기업은행은 조직 변화에 더욱 방점을 두고 있다. 상반기 인사는 행장 교체 과정이었기 때문에 조직 개편이 크지 않았으나 이번 하반기 인사에서는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의중이 직접 반영된 대규모 조직 개편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전략방향 수립과 조직 개편을 위한 외부 컨설팅을 주문했는데 컨설팅 결과를 반영해 이번 조직 개편의 틀이 잡힌다. 컨설팅 결과도 정기인사 전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IBK기업은행 조직 개편과 관련해 핵심은 예대마진에 집중돼 있는 수익 구조를 개편하는 것이다. 비(非)이자이익을 강화하기 위해 개인금융과 자산관리 부문을 확대하는 방향이 유력시되고 있다. 개인 부문에서는 근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퇴직연금사업 부문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또 김 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중소기업 위기 극복을 꼽고 '초격차 기술 보유 기업'을 발굴해 지원하자는 등 IBK기업은행 본연의 역할을 수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이날 하반기 정기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KB국민은행은 임원이 아닌 지점장급 이하 본부 부서 이동이 예정돼 있으며 신한은행 역시 부부장급 이하 부서 인사만 단행될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이달 초 통상적인 부지점장급 이하 인사가 단행될 전망이다. NH농협은행은 연말·연초 상반기 정기인사에 모든 인사가 집중돼 있으며 하반기 예정된 인사 계획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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