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신임 당서기에 판궁성 인민은행 부행장이 임명된 것을 두고 서방 전문가들은 향후 인민은행이 경제 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영향력을 잃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제 회복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황에서 급격한 변화를 피하기 위해 판 신임 서기를 임명했다는 것이다.
아담 울프 앱솔루트 스트래티지 리서치 이코노미스트는 "판 서기는 당에서 입지가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최고 수준의 의사 결정에 있어서 인민은행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전했다.
판 서기는 지난해 중앙위원회 위원에 선출되지 못했다. 그 자리는 전임자인 궈수칭 서기가 차지했다. 중국 공산당은 5년마다 당대회를 열고 임기 5년의 중앙위원을 선출해 중앙위원회를 구성한다. 중앙위원회 위원이 아닌 판 서기는 당에서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후이 펑 호주 그리피스대 수석강사는 "인민은행은 시 주석의 3기 임기 동안 거시경제 의사결정에서 어떤 주요한 주도적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낮고, 기술 컨설턴트에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속 외자 유치를 호소하는 중국 정부가 국제적 경험이 많다는 이유에서 판 서기를 선택한 이유도 있다고 짚었다.
블룸버그는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 지도부와 인민은행은 판 서기가 국내 및 글로벌 투자자 모두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때때로 이를 이용한다"며 "시 주석이 지난달 27일 크리스 힙킨스 뉴질랜드 총리와 만나 외국인 투자자의 권익 보호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전했다.
유라시아그룹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를 통해 ”경제 회복 둔화와 지정학적 긴장 고조가 판 신임 서기의 승진을 밀어붙이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판 서기는) 다른 인민은행 행원들에 비해 풍부한 국제적 지식과 인맥을 자랑한다“고 전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강 부서기도 같은 날 물러나면서 판 서기가 향후 인민은행 총재도 겸할 가능성이 크다며 총재에 발탁될 경우 인민은행 지도부는 당서기가 총재를 겸임하는 '원톱 체제'로 다시 회귀할 것이라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