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싱어송라이터 라우브는 한글로 타투를 새길만큼 한국과 친숙한 팝스타다. 2019년 서울재즈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서 처음 한국을 찾은 뒤 지난해 10월에는 제4회 슬로우 라이브 2022에 헤드라이너로 이름을 올렸다. 전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팬데믹 기간에 저의 예전 앨범을 다시 들어봤는데 재밌는 경험이었어요. 집에서 건강하게 지냈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이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긴 했어요.
-앨범에서 가장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인가. 이 앨범이 당신의 음악 여정에 어느 단계고 앨범 작업 후느낀 것은 무엇인가.
이번 앨범 'All 4 Nothing' 나 자신을 다시 찾아가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았어요. 그동안 우울했던 시기도 있고 커리어 부분에 대해 불안함이 있었는데, 이번 앨범은 어린 시절의 나와 지금의 나를 연결하는 과정을 담았어요. 이번 앨범 수록곡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을 꼽으라면 'Hey Ari'에요. 이 곡이 굉장히 개인적은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죠.
이번 앨범을 작업하며 사용한 악기는 기타, 베이스, 신스, 진짜 드럼, 일렉트로닉 드럼 등 정말 다양한 악기를 썼어요. 특히 이 앨범 작업을 할 때 대부분 프리스타일로 작업을 했는데, 노래를 들으면서 마이크를 켜고 그냥 곡을 써 내려갔어요. 이전에는 해보지 못한 작업 방식이어서 신기하고 새로운 경험이었고 결과물도 정말 좋았어요.
-BTS와 두 번 협업했다. 그들과의 협업 과정과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가 궁금하다. 또 함께 협업하고 싶은 K-팝 아티스트가 있나.
BTS와 런던 공연에서 만나게 됐고 이때 처음 BTS가 'Make It Right' 리믹스를 부탁했어요. 믿어지지 않은 일이어서 나 자신을 꼬집었죠 (웃음).
그러고 나서 'Who'라는 트랙을 보냈고 BTS가 좋아하면서 컬래버레이션이 시작됐어요. 그 뒤로는 마치 운명이었던 것처럼 모든 게 물 흐르듯 너무나 자연스럽게 진행됐어요.
-전작에선 앤 마리, 알레시아 카라, BTS 등 여러 아티스트와 협업했는데 이번 앨범은 전부 혼자 부른 곡들이다. 두 앨범의 차이는 무엇인가.
이전 앨범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All 4 Nothing' 앨범은 프리스타일로 대부분의 곡들을 작업했다는 점이에요. 그리고 가능하면 지금 현재의 나 자신을 음악으로 담고 싶었어요. 또 이번 앨범은 프로듀싱에 직접 참여를 많이 하지 않았어요. 평소 좋아하고 존경하던 프로듀서들과 다양한 사운드를 실험하며 온전히 곡에만 집중했어요.
-활동명 라우브는 라트비아어 '사자'에서 따왔다고 들었다.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 또 어린시절 터전을 옮기며 성장했다고 들었는데 이런 배경이 음악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활동명을 혹시 바꿀 수 있다면 'Ari' (라우브 본명)로 했을 것 같긴 한데 지금 활동명인 '라우브'가 정말 좋다. 라우브는 내 진짜 모습을 많이 담긴 내 또 다른 자아예요.
그리고 이곳저곳에서 살았던 경험은 내 음악에 많은 영향을 주었어요. 다양한 곳에 살면서 여러 음악들을 접했던 경험들이 내가 다양한 음악 장르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음악을 하면서 영감의 원천이 무엇인가.
주로 어떤 사람, 경험, 감정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날 때의 경험이 있을 때 곡을 써요.
-3~4분 정도의 노래에서 스토리텔링을 할 때 키포인트는 뭔가.
나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그대로 집중하면서 섹션 별로 스토리를 빌드 업해 나가는 게 포인트에요.
-아티스트로서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나 새로운 시도가 있을지.
좋아하던 장르인 메탈을 해보고 싶어요.
-음악을 만들 때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궁금하다.
가사나 멜로디가 생각나면 보이스 메모를 사용하기도 하고, 스튜디오에서 비트를 만들다가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리고 만들어진 비트있으면 마이크를 켜서 프리스타일로 녹음하기도 해요.
-언제 행복한가.
앨범 'Changes' 작업 과정에 대해 밝힌 한 인터뷰에서 '내가 내 자신에 대해 행복하지 않고, 내가 살아가는 방식에도 불만이 있다. 이를 통해 난 더욱 성장하고 진화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고 한 말이 기억이 난다. 이때와 비교해서 현재 어떤지, 변화가 생겼는지 생각하면 훨씬 더 안정적이고 행복해요. 안정적인 게 포인트에요.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이제서야 마음의 안정을 찾았기 때문이에요.
-당신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항상 많은 응원과 사랑 보내주시는 한국 팬들에게 정말 감사해요.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정말 행운이에요. 그리고 건강 항상 조심하시고 많이 사랑해요.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