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일본이 22일 동해 공해상에서 미사일 방어훈련을 했다. 3국의 이지스함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가정해 대응하는 절차를 숙달했다.
북한이 지난 12일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8형’을 시험발사하는 등 핵·미사일 위협을 고도화하면서 3국 간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16일 해군에 따르면 한·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한·미·일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을 이날 동해 공해상에서 실시했다.
이번 훈련에 우리 해군의 이지스구축함 율곡이이함과 미국 이지스구축함 존핀함, 일본 해상자위대 이지스구축함 마야함이 참가했다.
이지스구축함은 해상 전투는 물론, 핵·탄도미사일과 전투기에 대한 탐지·추적·격추, 지상 목표물 타격 등 육·해·공 전투 능력을 모두 보유했다. 현대전에서 ‘게임체인저’로서의 위상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훈련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상황을 가정해서 진행됐다. 가상의 탄도미사일 표적에 대해 한·미·일 3국 함정이 대응하는 절차를 숙달하는 데 중점을 뒀다는 게 해군의 설명이다.
훈련에 참가한 김기영 율곡이이함장(대령)은 “이번 훈련을 통해 우리 군의 탄도미사일 대응능력을 증진하고 한·미·일 안보협력을 제고하는 계기가 됐다”며 “우리 군의 강력한 대응체계와 3자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미·일 3국의 미사일 방어훈련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시작됐다. 지난해 10월과 올해 2월, 4월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앞선 3번의 미사일 방어훈련에도 각국의 이지스함이 참가한 가운데 훈련이 진행됐다.
10여 년 전부터 실시해온 미사일 경보 정보 훈련과 달리 미사일 방어훈련은 각국의 함선이 한곳에 모여 실시한다는 특징이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 지역적으로 안보 위협이 높아졌을 때 시행한다.
한·미·일은 2016년부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각국 인근 해상에서 실시하는 미사일 경보 훈련을 정례적으로 실시해 왔는데, 윤 정부 출범 이후 대북 압박 수위가 한층 높아진 셈이다.
이번 훈련은 고도화되는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12일 오전 10시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화성-18형 1발을 포착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 미사일이 6648.4㎞까지 상승해 거리 1001.2㎞를 4491초간 비행했다고 이튿날 보도했다.
고체연료는 건전지처럼 미사일에 상시 저장할 수 있다. 탱크로리로 운반해 주입 작업을 거쳐야 하는 등유 계열의 액체연료와 달리 고체연료를 장착한 발사체는 즉각 발사가 가능하다. 첩보위성으로 연료운반 등 미사일 발사 준비 상황을 포착하기 어려워 위협적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ICBM 발사를 참관하며 “미제와 남조선(남한) 괴뢰역도들이 부질없는 반공화국(반북) 적대시 정책의 수치스러운 패배를 절망 속에 자인하고 단념할 때까지 강력한 군사적 공세를 연속적으로 취해나갈 것”이라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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