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폭염과 폭우, 산불 등 기상위기로 인한 피해를 마주하고 있다. 캐나다 동부는 50년래 최대 홍수를 겪은 반면 서부는 산불이 꺼지지 않고 있다. 인도, 중국 등 주요 농업 수출국들 전체적으로 폭우와 폭염이 찾아오면서 세계 곡물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22일(현지시간)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캐나다 동부는 50년 만에 폭우로 인명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캐나다 노바스코샤주는 하루 사이에 약 250mm의 폭우가 발생했다. 폭우로 인해 4명이 실종됐다. 이날 오전 기준 1만 8000가구에 전력 공급이 중단되고 도로가 중단되는 등 재산 피해도 잇따랐다.
반면 캐나다 서부에서는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캐나다 산불 센터는 약 1000건의 산불이 타오르고 있으며 600건은 통제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올해 산불로 소실된 임야는 약 2800만 에어커(여의도 면적 3만9000배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미국 동부의 대기질까지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도 폭염과 산불이 찾아왔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그리스 등 남부 유럽은 전례 없는 폭염으로 신음하고 있다. 로마와 시칠리아는 섭씨 45도까지 올랐다. 그리스 중부지방도 45도를 찍었다. 특히 건조한 날씨에 폭염이 발생하면서 산불로 악화되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그리스 동남부 로도스섬에 산불이 악화돼 관광객의 10%가 대피하기도 했다.
특히 인도, 중국 등 북반구 주요 수출국에도 기후 위기가 찾아오면서 세계 곡물시장에 긴장감이 감돈다. 인도 북부는 45년 만에 최악의 몬순 폭우로 경작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인도 정부는 비 마스마티(길고 홀쭉한 쌀) 백미의 수출을 금지시켰다. 쌀 주산지인 인도 북부 지역 논이 물에 잠기면서 시중에 유통되는 쌀이 줄자 쌀 시장 안정화를 위해 내린 조치다.
쌀 가격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쌀 선물 가격은 100파운드당 15달러까지 하락했다가 인도의 쌀 수출 금지령 등이 겹치면서 15.87달러까지 치솟았다. 그 외 다른 곡물 가격도 상승세다. 국제 옥수수 선물 가격은 부셸당 4.70달러 전후까지 내려갔다가 5.20달러까지 상승했다. 국제 밀 선물 가격도 하향세를 멈추고 반등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곡물시장이 폭등하면 당장 기아 수가 급증할 우려가 나온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자료에 따르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국가 목록에는 아프가니스탄, 예멘,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라이베리아, 아이티 등이 있다. 특히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흑해협정이 무효가 된 점이 시장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아리프 후세인 세계식량계획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흑해협정 무효는 곡물시장을 더욱 교란시킬 것"이라며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경제를 회복 중인 나라들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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